[ 인터넷 창출 뉴비즈니스 ]

지난 1월26일 서울 신라호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11개 대기업의 사장들이 차례차례 들어섰다.

이들 대부분이 현대 삼성 LG등 이른바 국내 빅3 기업의 주력 계열사를
책임지고 있는 실세들이서 모임의 무게를 더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새로운 사업에 공동 진출하기 위한 조인식에 서명하고
서로 손에 손을 맞잡았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전통적으로 라이벌 관계에 있던 대기업의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바로 인터넷비즈니스.

각 업종을 대표하는 이들 기업들은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공동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연합사이트를 구축키로 했다.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만장일치제로 경영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경쟁력있는 사이트의 구축을 통해 대규모 커뮤니티를 형성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인터넷비즈니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은 중소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인삼제품 판매로 유명한 고제는 지난 17일 인터넷사업 발표회를 가졌다.

대표적인 전통기업인 고제가 들고 나온 것은 인터넷포털서비스와 기업간
(B2B)전자상거래.인삼 식품 화학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존 사업분야와는
전혀 동떨어진 사업아이템이다.

고제는 이를 위해 인터넷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이규홍 대표는 "기존 사업과 인터넷과의 어설픈 접목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인터넷비즈니스에 전격 진출하는 게 성공가능성이 높다"며 의욕을 보였다.

인터넷이 창출하는 뉴비즈니스의 영역이 무한대로 펼쳐지면서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등 가릴 것 없이 모두 인터넷비즈니스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올들어 기존 제조업계의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기술개발과 마케팅비용,시장진입기간을 줄이기 위해서 인수합병(M&A)은
물론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

"21세기 엘도라도"라 불리는 인터넷비즈니스에서 금맥을 캐내기 위해 제조
업계는 이미 전쟁중이다.

<>인터넷비즈니스, 어떤 게 있나 =인터넷은 기업활동에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이뤄낸다.

또 기존의 경영구조를 바꾸고 기업활동의 영역을 전세계로 확장시킨다.

인터넷은 이처럼 기존 비즈니스의 체질을 변화시킬 뿐아니라 뉴비즈니스를
끊임없이 창출한다.

시공을 초월한 사이버 공간과 접목된 새로운 인터넷비즈니스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비즈니스는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기본은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사업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에 연결할 수 게 하는 접속서비스.

전화모뎀접속에서 케이블TV망 ADSL 등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로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네트워크나 컴퓨터 웹기반장비 등 하드웨어 생산 업체가 인프라산업에
속한다.

두번째가 인터넷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솔루션과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사업, 세번째가 각종 정보와 콘텐츠를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도록 구축해주고 중개하는 인터미디어리(intermediary)다.

포털이나 각종 콘텐츠서비스, 중개서비스가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이 개인과 개인간(C2C), 기업과 개인간(B2C), 기업과 기업간(B2B),
기업과 정부간(B2G)거래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전자상거래(EC)다.

<>전자상거래, 포털, 콘텐츠로 몰린다 =현재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인터미디어리와 전자상거래다.

시장진입이 비교적 쉬운데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인프라나 애플리케이션분야는 기존 정보통신(IT) 업체나 기술력으로 무장한
벤처들의 싸움이다.

가장 접전이 벌어질 서비스는 포털서비스와 기업과 개인간(B2C)
전자상거래다.

삼성 LG SK는 올해 포털서비스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대격전을 벌일
태세다.

이에 대해 야후코리아 다음커뮤니케이션 라이코스코리아 네이버 네띠앙 등
인터넷전문업체들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인수합병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비즈니스 전분야를 싹쓸이하려는 한국통신 데이콤 두루넷 드림라인
등도 멀티미디어 포털을 앞세워 승부를 내려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업계간 합종연횡이 가장 활발한 분야다.

동종업종간은 물론 타업종간의 복합적인 제휴가 그물망처럼 퍼지고 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은 21세기 인터넷 비즈니스시대의 가장 각광받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웹상에서 음성과 동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 더욱 발전되고 고속인프라가
확산될 수록 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은 강도를 더해갈 것이다.

이에 따라 만화 서적 잡지 영화 방송 등 원천적인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업체들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 =미국 정보통신시장 조사기관인 IDC는 최근
발표한 "2000년 인터넷 10대 예측" 가운데 하나로 순수한 닷컴(.com) 기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전문업체들과 기존 오프라인업체들이 활발하게 결합, 비즈니스 채널을
다각화할 것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강세호 소프트창업자문 대표는 "오프라인상의 실물경제와 인터넷비즈니스가
접목을 이루는 이중구조(Dual-Line) 비즈니스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터넷비즈니스가 성숙되면서 실물경제와 적절히 결합되면 부가가치 높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무수히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