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해 12월에 이어 1월의 실업률이
계속 높아졌다는 소식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더욱이 청소년들의 실업률이 평균치보다 훨씬 더 높고, 또 보다 더 악화
됐다는 소식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의 실업자는 1백12만7천명으로 전 달보다 8만7천명이
늘었고, 실업률은 5.3%로 0.5%포인트가 높아졌다.

특히 15~19세와 20대의 실업률은 각각 0.9%포인트가 높아진 18.9% 및 9.8%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5%를 넘어선 것은 지난 해 8월 이후 5개월만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꾸준히 실업대책을 추진해 왔고 경기가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음에도 고용사정은 여전히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2년간 겪은 금융기관 및 기업의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고용구조
가 크게 바뀌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또 정부가 겨울철 실업을 줄이기 위해 작년 11월 이후 1조9백억원을 투입
했음을 상기하면 실업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정부도 박태준 국무총리 주재로 실업대책 회의를 갖고 겨울철 고용안정
대책에 진력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청소년 실업률을 7%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이들에 대한 취업알선 강화, 직업능력의 개발, 단기 일자리 제공,
창업지원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도 이에 동의하지만 청소년 실업과 장기 실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 근본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

일자리 창출대책은 민간 기업의 활성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공공근로 등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기업활동이 왕성해져야 일자리가 늘어날 것 아닌가.

성공한 기업은 물론 성공한 기업인들이 정부와 언론 등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는 잘못된 현실도 바로잡아야 한다.

실패한 사람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지난 해 투입한 막대한 실업대책 예산이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쓰였는지를
따져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실업문제는 재정활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청소년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때의 좌절감이 어떠할
지는 헤아리기 어렵지 않다.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사회로부터
거부당한 상처가 깊어지면 두고두고 사회에 적대감을 지닐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 봄 대학문을 나서는 졸업생들의 상당수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될 현상도 심각한 일이다.

이들을 우리 사회의 훌륭한 일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