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명이 기업
분할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소송을 맡고 있는 연방 지방법원의 토마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22일 열린
마지막 심리에서 "MS가 과거 스탠더드 오일의 독점금지위반 사례와 별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윈도로 PC운영체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MS에 스탠더드 오일 사건의
판례를 적용, 회사를 여러개로 쪼갤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록펠러가 소유였던 스탠더드 오일은 19세기말 미국정부가 셔먼 독점금지법을
제정하면서 표적으로 삼았던 회사로, 당시 루스벨트 행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스탠더드오일을 공중분해시켰다.

당시 스탠더드오일은 지금의 MS처럼 시장의 90%를 지배하는 막강한 독점력을
휘둘렀었다.

미 법무부측 변호사인 데이비드 보이에스 판사도 이날 심리에서 MS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고 경쟁업체에 피해를 주는등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거듭 주장
했다.

MS측은 기업분할 가능성을 시사한 잭슨 판사의 발언에 대해 강력히 반발
했다.

MS의 존 와든 변호사는 "MS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경쟁의 규칙을 지켰으며
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잭슨 판사의 발언은 재판부가 MS를 3-5개 회사로 쪼개는
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윈도를 제작한 기술적 내용(소스코드)를 공개하도록 명령하는 선에 그치지
않고 회사를 분리시켜 MS의 독점력을 무너뜨리는 초강수 제재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경우 세계 정보통신계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앞서 잭슨 판사는 작년 11월5일 MS가 PC운영체제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예비평결을 내려 정부측의 손을 들어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MS의 독점금지법 위반여부에 대한 최종판결이 오는
10월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종판결이 내려지더라도 MS의 항소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소송이
완전히 매듭지려면 앞으로 2-3년 더 걸릴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최종판결 전에 MS가 소스코드 공개및 2개 기업분할론으로 정부와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미 법무부와 19개 주정부는 97년 10월 MS가 독점력을 이용, "윈도 98"에
인터넷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끼워팔았다면서 MS를 제소했었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