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업분야가 갈수록 빠른 사고와 판단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인터넷 사업은 특히 그렇다.
인터넷서비스는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어떤 경쟁자가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과 뒤늦게 시작한 사람과는 시장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첫번째로 시장에 진출한 회사들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터넷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서 매우 큰 압박을 받게 된다.
또 올해는 인터넷 업체들이 활발한 M&A와 제휴를 펼쳐야 하는 시기다.
좋은 파트너와 좋은 사업을 하려면 역시 경쟁자보다 먼저 생각하고 먼저
움직여야만 한다.
의사결정의 중요성과 판단의 어려움도 문제지만 더 어려운 것은 그것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인터넷기업 주요 경영자의 아이큐가 경쟁업체 경영자에
비해 3, 4포인트만 떨어져도 그 기업은 곧바로 도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터넷 경영자의 의사판단이 조금만 늦거나, 또 아주 사소한 잘못으로도
그 기업은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
AOL의 최고경영자는 타임워너와의 합병을 선택하는 데 얼마만큼 시간이
걸렸을까.
빠른 결정을 내리려면 결국 최고경영자의 직관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터넷 기업의 최고 경영자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을 골라야
할 것같다.
매년 최고경영자를 고를 때 그 해 직원들의 토정비결을 주요 자료로 첨부,
가장 운수가 좋은 사람에게 회사의 직관적인 판단을 맡겨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든 것을 빨리 이해해야 하고 빨리 판단해야 하며 잠도 못자는 인터넷
경영자들이 그토록 심한 스트레스를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