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취득에 나서는 상장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주총은 가까와지고 있지만 코스닥 등록기업에 매기가 몰리면서 자사주가가
폭락하자 상장사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2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자사주취득 공시를 낸
상장사는 4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개사보다 42개가 늘어났다.

이기간중 48개 상장사는 모두 6천5백14억5천3백만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6개사가 1백69억7천5백만원를 취득한 것보다 무려
3천7백38%나 증가했다.

취득주식수도 5천2백83만2천주나 돼 작년 동기의 1백93만주보다 2천6백37%나
늘어났다.

특히 새한정기, 영풍제지, SJM 등 3개는 2차례나 자사주취득에 나서는 등
주가방어에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상 자사주를 가장 많이 사들이겠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한국담배인삼공사

이회사는 지난달 22일 무려 2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공시했다.

그러나 18일 현재 주가는 2만3천8백원으로 공시일 주가(2만4천원)보다
오히려 0.83% 하락했다.

다음은 현대상선으로 1천5백억원어치의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

이회사는 특히 전체 상장 주식의 21.8%에 달하는 2천2백48만8천7백56주를
취득키로 해 주식수로는 1위를 기록했다.

18일 현재 이회사의 주가는 6천7백50원으로 공시일(1월24일.6천6백70원)보다
1.20% 상승했다.

자사주 취득은 주가에 실제로 약발이 먹힌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자사수 취득을 공시한 상장사 48개중 24개는 자사주 취득공시에
힘입어 18일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연초보다 18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시일보다 주가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시장 차별화와 종목차별화가 극심해질수록 상장사의 자사주취득
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로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게 보편화되고 있는데다
주가가 낮을 경우 유무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만들려는
기업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높다"고 자사주 취득 열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주총을 앞두고 주주의 질책을 사전에 방어하기 위해 연초에 자사주
취득바람이 분 것으로 분석된다.

<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