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단체 회장들의 임기 만료에 따른 후임 회장 인선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김각중 회장대행의 임기가 오는
15일 끝남에 따라 새 회장 인선작업에 들어갔으나 "오너 중심조직"에 변혁을
요구하는 정부의 외압에 밀려 후보 추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로선 적임자를 거론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는 17일 총회가 열리기 전에 후임자를 추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는 총회 1주일 전인 10일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도 차기회장
선임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하는 등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계의 한 인사는 특히 "정부의 고위경제관료가 그동안 5대그룹 회장 오너
불가 등 전경련의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선뜻 회장을 맡겠다는
인사를 찾기 어렵다"며 "경제 단체 회장 선임문제에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현대 회장을 전경련 후임 회장 적임자로 꼽아 왔으나
본인의 고사와 함께 정부의 오너 출신 배제라는 강경 입장에 부딪쳐 일단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손길승 SK 회장과 유상부 포철 회장 등도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들은 한사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전경련 부회장단중 최고참 멤버인 조석래 효성 회장과 구조조정 모범생
으로 꼽혀온 김승연 한화 회장, 관료 출신인 나웅배 전 부총리 등도 거명
되는 등 회장 선임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적잖은 내홍을 겪을 조짐이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리에는 박정구 금호산업
회장(광주상의 회장)을 비롯,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 등의 면에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인사들
이 주로 후보에 거론돼 회장단의 사전 추대 형식으로 오는 5월초 뽑힐 예정
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무역협회는 김창성 회장과 김재철 회장의 유임이
확실시된다.

경총 김 회장은 이달 말 임기가 끝나지만 새 후보가 등장하지 않는 상황
이며 지난해 2월 취임한 무협 김 회장도 오는 15일 총회를 통해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