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진기업들의 연구소는 창업이념 경영철학 발전역사 등에 따라 연구
개발(R&D) 시스템과 운영 메커니즘에서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소 운영전략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신사업 창출을 리드하는 R&D, 스피드 R&D, 글로벌 아웃소싱, 기획부터
사업화까지 사업부와 연구소간 파트너십 등이 그것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중앙연구소는 GE의 11개 디비전(독립사업부)을
모두 지원하고 있는 중앙화된 연구소다.

중앙연구소는 연구인력이 1천6백여명에 이르고 한해 예산이 2억7천만달러에
달한다.

GE 전체적으론 7천3백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매출의 3.4%인
19억달러를 기술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연구원들은 성과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뉘고 상위 2개 그룹에 인센티브가
집중된다.

매년 전체 연구원의 10%인 최하위 그룹은 연구소에서 퇴출되고 있다.

조인트 프로그램 운영,핵심 기술인력의 사업부 파견 등을 통해 연구소와
사업부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등 전세계로부터 GE에 필요한 기술을 가져오는
"글로벌 테크놀로지 아웃소싱"도 특징이다.

세계적인 원천기술 연구소로 유명한 IBM 왓슨연구소는 원천기술 연구가
어떻게 사업에 이용되는가를 최대의 이슈로 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연구소의 캐치프레이즈도 "Research in the Marketplace"
이다.

철저히 "시장"에 기반을 두고 R&D를 수행한다는 얘기다.

아이템별 연구기간도 대부분 3년 이내다.

3년 이상 연구하는 아이템의 비율이 지난 1988년 60%에서 최근엔 25%로
떨어졌다.

시장의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듀폰은 "R&D를 통한 신규사업 창출이 회사 성장의 근원"이라고 내세운다.

21세기 전략분야로 바이오(Bio)를 선정하고 10억달러의 연구비와 약 4천명
의 연구원을 투입하고 있다.

1개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3천건 이상의 아이디어가 제출되고 10년간의
R&D가 이뤄진다.

이 결과 매년 1개 정도의 사업이 새로 창출된다.

앞으로 성공률을 2배 향상시키고 매년 4개의 사업을 성공시킬 계획이다.

전세계적 제휴관계를 활용, R&D의 스피드를 높이고 있다.

회사 전체 이익의 80%가 신기술을 조기에 상품화해 시장을 선점한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

독일 지멘스 중앙연구소는 강력한 특허 지위를 확보하고 사업부문에 기술적
결과를 시의적절하게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연구소는 원천기술 중심의 강력한 특허망을 구축, 약 6만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연간 1천여건의 신규특허를 출원중이다.

R&D 자원의 3분의 1은 미래를 위한 중.장기 연구에 투입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기존 제품의 경쟁력 향상이나 사업부와의 계약에 의한 상품화
과제에 집중시킨다.

사업부와 연구소가 공동으로 차세대 신제품에 대한 로드맵을 작성, 사업전략
과 기술전략에 동시에 반영한다.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