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9월 홈플러스가 문을 연뒤 침산로 주변 도로는 주말이면 어김
없이 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1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9일 오후에도 홈플러스 인근은 몰려드는 쇼핑 차량
으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삼성테스코가 운영하는 홈플러스의 등장으로 한국의 3위 도시인 대구지역의
상권판도는 완전히 변했다.
토착 대형유통업체인 대구백화점와 동아백화점의 아성에 홈플러스 까르푸
E마트등 할인점 대표 주자들이 잇따라 도전, 그 어느 대도시보다 치열한 고객
확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대구상권의 지역적 특성중 하나로 보수 성향이 강해
지역 기업들의 목소리가 매우 크다는 점을 꼽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자면 웬만한 외지 기업들은 좀처럼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이같은 토양에서도 홈플러스는 기존 토착 백화점들을 제치고 개점
2년여 만에 대구지역 유통업체를 대표하는 1번점으로 자리매김 했다.
홈플러스 대구점은 매출에서도 하루평균 7억원 선을 달리며 할인점부문
전국 1위(소매 기준)를 기록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천4백70억원으로 98년대비 15% 증가했고 올해도 10% 이상
의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 점포는 지역주민에게 제대로 된 상품과 수준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
하면서 쇼핑문화의 격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3만5천여 가지의 상품을 염가에 판매하며
주민들에게 할인점의 진가를 톡톡히 보여줬다.
이 점포에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인 "우리동네", 아이들을
돌봐주는 볼풀등 아동 놀이방, 아기엄마를 위한 수유방등이 갖춰져 있어
편의시설에서도 백화점을 능가한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또 할인점 3층 주차공간에 붙어있는 경정비센터는 자가용을 몰고 할인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쇼핑시간동안 신속하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로
부터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점은 개점초부터 기존 유통업체들과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선보여 주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최저가격 2배 보상제, 신선식품 리콜제, 품질 만족제등을 실시해 "할인점은
싸게 팔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고객들의 선입견을 완전히 깨뜨렸다.
홈플러스의 초고속 성장에는 이같은 서비스 차별화외에 철저한 지역 토착화
전략도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홈플러스는 상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30% 이상을 지역연고 기업으로
정한데 이어 지역 중소업체들이 참석하는 우수상품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 인근 지역의 헤어숍 식당 영화관등 다양한 업체의 할인쿠폰을 홈플러스
전단이나 쿠폰북에 실어주는등 점포주변 자영점포들과 공생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구에는 금년중 E마트 롯데마그넷 월마트등 강력한 경쟁상대들이 점포를
낼 예정으로 있어 선후발업체간의 대격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상권 중심지에 자리한 입지적 장점과 운영 노하우,
고품격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해 지역 1번점의 이미지를 굳게 지켜갈 계획이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