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지난주말 (한국시간 28일) 폭락하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상폭이 클지 모른다는 분석이 미국증시를 들쑤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는 1일과 2일 이틀간 회의를 열고 금리를
올릴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금리인상은 거의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상 폭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제자금이 미국으로 움직일 개연성이 높아진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선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미국증시가 흔들리면 다른 국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므로 세계
증시의 이목은 자연 FRB로 쏠린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일반적인 예상대로 0.25%포인트정도
올린다면 큰 충격은 없을 것이지만 0.5%포인트를 올린다면 일시적으로
혼란한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의 관측은 0.25%포인트 인상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금리는 기본적으로 주가와 천적관계다.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증시에는 악재다.

그러나 0.25%포인트 정도 올린다면 한국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는 상태고 오히려 불안감이 가시면서
상승전환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 연구위원).

그러나 0.5%포인트라면 문제는 다르다.

그동안 대부분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지난주말 갑자기 0.5%포인트 인상설이 나돌면서 미국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증시가 악재에 대해 내성을 가질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추세로의 전환은 불가능한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대우증권 이 연구위원은 "미국정부가 5.5%의 연방기금금리를 6.0%까지
올린다 해도 금리자체가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에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평균 5.5%에서 6.0%를 왔다갔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한
효과는 그야말로 인플레를 억제하는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증시가 이달들어 아시아국가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는 점도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전략 =동원증권 강성모 시황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자본의
이동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더 커 보인다"며 "한국 정보통신주의 경우
독자적인 가격결정력이 없고 미국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강팀장은 대우채환매문제까지 결부되면서 시장에 불안한 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는 만큼 리스크가 큰 정보통신주보다는 실적이 좋은 장기소외주를 매수하는
게 유효하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