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권의 95%가 지급되는 "2월8일 투신사 환매"를 앞두고 시중자금들이
급속히 단기부동화되고 있다.

은행 증권 투신 등 금융회사들은 단기자금의 이동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에선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지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 <>투신사 MMF 등 단기상품의
예금이 올들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MMDA(시장금리부 예금)가 2조1천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 6조1천4백억원 늘었다.

MMF는 4조2천억원 증가했다.

단기예금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것과 달리 장기예금 상품에선 돈이 계속
빠지고 있다.

투신사 장기공사채형 수익증권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2조1천억원
의 자금이 이탈했다.

은행신탁에서도 1조2천8백억원의 돈이 순유출됐다.

은행들이 보너스금리를 내건 1년이상 정기예금만 2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한은 통화운영팀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디로
자금을 굴릴지 몰라 당황해 하는 것 같다"며 "단기부동자금은 더 높은
수익을 노리는 대기성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상품의 예금이 늘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공모주 청약이 많지 않고
<>증시가 침체를 보이는데다 <>예금주들이 2001년 예금자보호 축소를 앞두고
예금 쪼개기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일부 금융회사의 유동성 문제가 부각되며 장기예금이
해약되고 있는 것도 자금의 단기부동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계는 2월8일 투신사의 대우채 환매비율이 높아지면 시중자금이 한바탕
대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투신업계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뮤추얼펀드 CBO(후순위채
담보채)펀드 엄브렐라펀드 등을 잇따라 선보인다.

임찬익 한화증권 채권팀장은 "2월8일이후 투자자들이 방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 장세에 따라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