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광통신망의 핵심부품인 WDM(광파장다중화)소자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WDM소자는 광섬유 한 가닥에 여러 개의 광신호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광통신망의 핵심칩이다.

전남대 벤처기업인 피피아이(대표 이형종)는 최근 WDM소자를 생산할 수 있는
광집적회로 생산기술을 미국 일본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광집적회로 생산기술은 광통신망의 통신량을 최대 64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WDM소자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이다.

미국 PIRI 루슨트테크놀로지와 일본 스미토모 NEL 등이 보유하고 있는 이
기술은 국내 대기업들이 1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도 성공하지 못한
첨단기술이다.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인 이형종(43) 사장은 "이번 기술로 만들어진 WDM소자
를 사용하면 광통신망의 이용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이는 한 개의
고속도로에 여러 대의 차량이 동시에 다닐 수 있게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피피아이는 기술개발을 계기로 본격적인 생산시설을
갖추기 위해 광주첨단단지내에 1천2백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월말 준공예정인 이 공장엔 장비값 30억원을 포함, 총 40억원이
투입됐다.

앞으로 연간 10만개 이상의 WDM소자를 생산하게 된다.

이 사장은 "국내 시장이 이제 형성되는 단계이므로 생산량의 90%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미국 광통신장비업체와 구체적인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산 첫해인 올해는 매출을 20억원 정도로 잡고 있지만 내년부턴
1백억원 이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물리교육과(75학번)를 졸업한 이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지난 85년부터 5년동안은 미국 AT&T 벨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이 사장은 현재 통신선로가 체증을 빚을 때 쓰지 않고 있는 회선을 대신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광스위치"와 자외선을 이용한 "브래그(Bragg)
WDM소자"를 개발중이다.

(062)530-3359

< 장경영 기자 long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