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들어 경매시장의 화두는 "수익성"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부동산을 구입해 얼마만큼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느냐 하는 것보다
투자자금 대비 수익률을 따지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괜찮은 물건들이
헐값에 법원경매시장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인 수준에서 감정평가된 것들이어서 잘만 고르면
그 자체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는 물건들이 풍부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갈수록 부동산값이 회복된 상태에서 감정평가된 물건들이 경매시장의 주류를
이루게 됐다.

그만큼 큰 폭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
이다.

자연히 투자수익률을 중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예금금리가 10%를 밑도는 상황이어서 은행이자보다 높은 안정적인 투자수익
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의 수익성부동산 쪽으로 몰리고 있다.

월 임대수입이 지역에 따라 1.5~2.0%에 달해 연간으로 치면 18~24%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경매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성부동산으론 근린상가와 소형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을 들 수 있다.

직접 입주해 거주할 수도 있지만 세를 놓으면 짭짤한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가 잘 돼 낙찰받은 후 빠른 시간안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익성
부동산이 인기다.

<> 근린상가 =경기가 회복되고 벤처창업 열풍이 불면서 상가나 소규모
사옥용 빌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에선 강남 요지에 비어 있는 사무실이나 상가 공간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상가 매매가나 보증금 시세도 오름세다.

그러나 경매시장에 나오는 상가는 대개 3~6개월 전에 감정평가됐기 때문에
시세보다 20% 이상 싼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의 감정가에 대한 근린상가 낙찰가율은
62% 수준이다.

근린건물 연면적중 주택면적이 절반 이상이면 주택으로 간주된다.

주택부분이 2가구 이상이면 임대주택사업도 병행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투자수익을 높이려면 상권이 발달된 곳에 있는 상가를 선택하는 게 유리
하다.

외진 곳에 떨어진 상가보다 팔기도 쉬울 뿐더러 세를 놓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역세권의 대로변이 아니더라도 이면도로변에 있는 물건은 상대적으로
값싸면서도 높은 임대수입을 노릴 수 있다.

다만 경매로 넘어온 상가는 건물관리 상태가 허술한 경우가 많다.

낙찰받은 다음에 개.보수에 들어갈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또 상가엔 다수의 임차인이 있게 마련이어서 임차인의 보증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갈 돈과 시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상가를 주거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도 적용된다.

특히 사옥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독건물이 아닌 대형빌딩의 일부분만
경매받을 경우엔 대지지분 등기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연립.다세대주택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매시장에서도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59%로 낮은 수준이다.

전세값이 매매가의 70%선인 점을 감안하면 전세금으로 연립주택을 장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매로 싸게 연립주택을 구입한후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임대를
놓는 것이다.

2가구 이상을 매입하면 임대주택사업에 나설 수도 있다.

잠실 가락동 화곡동 등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이뤄질 지역에서 나오는
연립주택을 매입하면 임대를 놓기에 유리하다.

대지지분이 넓은 재개발 재건축대상 지역의 연립주택을 사두고 임대를
놓다가 재개발 재건축이 결정되면 시세차익을 기대해 볼만하다.

경매로 나온 연립주택에 선순위 세입자가 있다면 낙찰자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물어줘야 하기때문에 권리분석을 철저히 해야한다.

대지만 별도로 등기가 된 연립주택을 낙찰받으면 권리를 행사하는데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소형아파트 =2가구이상을 구입해 임대주택사업에 나서는 투자자들에겐
소형 아파트도 관심의 대상이다.

역세권에 위치한 물건이라면 세를 놓기도 수월하다.

그동안 소형아파트는 중대형에 비해 매매가 덜 활발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게
흠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세값이 들먹거리는 상황에선 큰 돈 들이지 않고 전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형 아파트의 인기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또 경매시장에선 중대형에 비해 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에선 노원구와 도봉구 양천구 구로구 등지에서 소형 아파트 물건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 손희식 기자 hssoh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