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종금의 파국은 대우 여파라고 할 수 있다.

대우 영향으로 인해 영업정지된 첫 금융회사가 됐다.

<> 왜 무너졌나 =나라종금 경영진은 대우그룹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
가던 지난해 6월을 전후해 무려 1조원이 넘는 콜자금을 중개, 무덤을 팠다.

중개한 콜자금 상환을 놓고 대한투자신탁 등과 마찰을 빚으면서 금융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신뢰가 떨어지면서 금융회사들이 맡긴 돈을 빼내가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이 회사의 수신고는 지난해 12월이후 4천3백63억원이나 줄었다.

나라종금측은 단순히 콜자금을 중개(콜브리지)했을 뿐이라며 이 돈을
직접적으로 상환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금융시장은 쉽게 납득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두 회사간의 법적 다툼 결과를 기다리지 않았고 나라종금
은 영업정지를 당했다.

<> 예금자는 어떻게 되나 =당장 22일부터 거래고객은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개인 예금자는 물론 기업체 등의 법인 예금도 찾을 수 없다.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을 대신 지급할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예금지급이 재개되면 발행어음과 CMA(어음관리계좌)에 돈을 맡긴 경우
2천만원까지는 원금과 은행정기예금 수준의 이자를, 2천만원 초과 금액은
원금만 돌려받게 된다.

표지어음이나 98년 9월30일 이전에 발행된 보증 CP(기업어음)도 똑같은
기준에 따라 보호받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르면 3월 하순께부터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예금을
대신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돈을 빌려쓴 기업은 정상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 나라종금의 미래는 =나라종금의 향후 운명은 금융감독원 실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영업정지와 함께 진행되는 금감원 실사에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인가취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는 이 회사를 통해 대우그룹에 지원된 1조원의 콜자금중 절반을
손실로 처리했을때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마이너스 7.1%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는 "앞서 인가취소된 대한종금의 전례를 감안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퇴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나라종금 2차 영업정지와 관련해 금융당국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폐쇄된 대한종금에 이어 나라종금도 한번 영업정지를 당한 전력이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영업정지를 풀어준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대한투신과 나라종금이 콜자금 상환을 놓고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을
때 제역할을 못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합리적인 의견조율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