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와 현대백화점이 국내 최고의 명품 백화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펼치고 있다.

지난 90년 백화점업계 최초로 명품관을 개점하고 시장을 선점해 온
갤러리아를 현대가 든든한 자금력과 영업력을 앞세워 맹추격하고 있어 뒤집기
여부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백화점은 특히 지난해 부터 수입명품 브랜드 유치를 놓고 사활을
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명품매장을 대폭 확장하면서 인테리어 고급화 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VIP 고객을 잡기 위한 물밑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두 백화점의 명품점이 자리잡은 압구정동은 국내 최고의 소비 수준을
자랑하는 상권.

당연히 이곳 싸움에서 승리하는 업체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백화점의 명예를 얻는 셈이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겨울 세일에서 다른 백화점들의 매출신장률이
한자리수에 머물거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데 반해 두 백화점의 명품관은
20%대의 증가율을 기록, 압구정상권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독립된 명품관을 갖고 있는 갤러리아는 전통과 명성에서 현대를 앞선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개점 10년째로 그동안 쌓아온 소비자 신뢰도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몬타나 마틴싯퐁 소니아리키엘 랑방 헬무트랭 지방시골프
등 6개 명품 브랜드를 신규 입점시켰다.

국내 최로로 루이비통 슈즈매장도 문을 열었다.

이 백화점은 해외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야후 재팬에 배너광고를 하고 있고 비자인터내셔날의 간행물에
광고를 싣고 있다.

또 매장내에 통역도우미를 두는등 외국인 고객잡기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VIP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대폭 늘리고 있다.

초우량 고객 1만명을 선정해 분기별로 신상품및 서비스를 알리는 전단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

현대는 작년부터 수입명품을 유치에 부쩍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데 이어
매장을 확대하는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압구정동 본점외에 무역센터점과 부산점에도 명품 매장을 확대, 명품
백화점으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작년 가을에는 프랑스의 최고급 보석브랜드 쇼메(CHAUMET)를 비롯,
에르메스 불가리 세린느 카르티에를 압구정동 본점에 신규 입점시켰다.

프라다 루이비통 구치 페라가모등의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도 대폭
리뉴얼해 고급화 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 명품업체들은 아직은 갤러리아가 전체적으로
앞선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갤러리아 쇼핑객은 목적 고객이 많아 객단가가 높다는 지적이다.

현대가 백화점 전체의 파워에서는 갤러리아를 능가하지만 대중적 이미지등
내부 한계 때문에 고소득층 공략 싸움에서는 갤러리아에 비해 열세라는
것이다.

그러나 명품업체 사이에서는 현대 특유의 잠재력과 추진력을 주목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수입명품업체 F사의 관계자는"현재는 뒤지고 있지만 현대가 뛰어난
마케팅 능력과 입점브랜드들에 대한 파워를 앞세워 본격적인 뒤집기에
나설 경우 갤러리아가 고전을 면치 못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