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경제여건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 같다.

산유국들이 원유감산 조치를 연장할 태세여서 적어도 올 1.4분기 자칫하면
올 연말까지 유가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원화가치도
최근 다시 오름세를 타 달러당 1천1백20원대로 진입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달초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국제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원래 3월말이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정한 감산시한이 연장될 움직임을
보이자 뉴욕 상품시장에서 서부텍사스유 값이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가장
높은 배럴당 28달러선으로 치솟았다.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과 외환위기 이후 강한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각국에서 석유소비가 크게 늘어나 OPEC의 감산합의가 유지되는
한 고유가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 같다.

원유값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무역수지흑자가 10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원유값 상승은 정유 석유화학 운수업계를 비롯한 국내산업
전반의 원가압박으로 이어져 물가상승과 국제수지 악화, 그리고 경기냉각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원화강세가 다시 두드러지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원유가 상승에다 원화강세가 겹칠 경우 물가상승압력은 어느정도 상쇄되겠
지만 국제수지흑자는 더욱 줄어들 것이고 경제성장세도 예상보다 빠르게
꺾일지 모른다.

게다가 국제금리마저 오르면 외채상환부담이 커지는 것은 둘째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가 둔화돼 자칫 수출과 성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 기간동안 가능한한 저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우리경제로서는
국제금융시장의 고금리 추세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부문에서는 금리상승 추세와 주가하락으로 불안심리가
커졌고 실물부문에서는 임금과 물가상승압력이 강해지는 등 최근 국내경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럴수록 관계당국은 "신 3고 현상"으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여기에는 에너지 소비절약, 수출품 고부가가치화, 부품산업 육성을 통한
수입유발 억제, 기업정보화 투자강화,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
노사관계 및 임금수준 안정 등이 망라돼야 한다.

별다른 대책 없이 "신 3고 현상"이 본격화.장기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제수지흑자 축소와 경기회복세 둔화,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 실패와
국제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