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초인종의 벨 소리가 났다.

문을 열어 보니 어떤 택배회사 직원이 물건을 들고 서 있는 것이었다.

그 직원 이야기가 "마주보는 아파트에 물건을 배달왔는데 마침 사람이 없다"
며 "받아 놓았다가 전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하는 태도가 아주 고압적이고 딱딱했다.

그러고선 인수증을 꺼내서는 나에게 사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건 "간곡한 요청"이 아니라 "지시"였다.

나도 좋게 나갈 수가 없었다.

"도로 가져가세요. 정중하게 부탁을 해도 내키지 않는 일을, 그게 무슨
태도세요"하고는 문을 쾅 닫고 말았다.

이번에 겪은 일은 요즘 택배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나중에 들었다.

물론 배달하려는 집에 사람이 없어 다시 오자니 시간이 아까운 것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이런 태도는 곤란하다고 본다.

택배업체들은 요원들을 택배에 내보내기 앞서 사람을 대하는 적절한
매너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윤소영 < 서울 서초구 반포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