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회사에 다니는 K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아내가 성적만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가끔 남편을 즐겁게 하기 위해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처럼 억지로
흉내를 내기도 한다.

때론 그에게 솔직히 불만을 고백하기도 한다.

가뜩이나 회사일로 바쁜데 부부관계마저 원만치 않으니 K씨는 이것 저것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직장에서 그런대로 능력을 인정받아 왔으나 요즘들어선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많다.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닌지 혹은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여러가지 추측을 해보지만 뾰족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혹시 애인이 생겼나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어렵다.

이처럼 아내의 성적 불만 때문에 고민하는 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남편의 상습적 조루증, 불충분한 애무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는 치료를 통해 상당부분 극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엄한 교육의 영향이나 지나친 정조관념, 성에 대한 억압 등의
부정적 생각이 원인일땐 개선이 쉽지 않다.

성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라면 몸의 환경 모두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
하다.

물론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성에 대한 태도가 어떤지 스스로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왜곡되고 억압된 성적감정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조금씩 풀어가야 한다.

약물요법을 병행해 가면서 성욕을 증진시키는 방법도 있다.

남편 역시 아내의 사정을 자세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 성행위는 금물이다.

몇개월에 걸쳐 낮은 강도의 애무부터 시작해 아내가 받아들일수 있을 정도
까지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방법을 써야 한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면 더 효율적이다.

아내의 성적 불만문제는 당사자들의 의욕만 있으면 전문가의 도움으로 상당
부분 호전시킬수 있다.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는 직장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신승철 < 남서울 병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