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밀크마트'' 이미선씨 ]

"싸게 판다는 게 강점이죠. 주부들은 약간의 가격 차이에도 민감하거든요"

지하철 5호선 화곡역에서 강서구청 방면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주택가
진입로에는 슈퍼마켓 비디오가게 식당 등 소규모 점포들이 촘촘히 늘어서
있다.

이미선(33)씨는 바로 이곳에서 유제품 할인점 롯데밀크마트(02-690-7565)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밀크마트는 우유 아이스크림을 비롯 햄 냉동식품 빵 과자 등 롯데에서
나오는 전제품을 판매하는 할인점이다.

골목 여기저기에 슈퍼마켓과 구멍가게가 있고 길 건너에는 재래시장도 있어
소점포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씨 가게는 월 평균 매출액이 1천5백만원에
달할 정도로 영업이 안정돼 있다.

"입지가 좋아요. 주택가 입구에 위치해 있으니까 시장보고 집에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우리가게에 들러 우유를 사죠. 우유가 무겁기도 하지만 저희
가게가 훨씬 싸니까요"

1l 짜리 고칼슘우유의 경우 보통 1천7백원에서 1천9백원 사이인 것에 비해
롯데밀크마트는 2백ml 짜리 우유 한 개를 더 끼워주면서도 1천4백원을
받는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시중가보다 대략 10~20% 저렴하다는 것이
이씨의 얘기다.

신선도 또한 이 곳의 자랑이다.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저녁 때까지 그날의 물량을 소화하지 못한 경우에는 값을 더 내려서라도
날짜를 넘기지 않는다.

이씨는 단란주점이나 카페에 우유를 공급하는 등의 전략으로 물량을 모두
소화해낸다고 했다.

월매출액 1천5백만원 가운데 우유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인 것도
이 집 우유가 신선하기 때문이다.

유제품 할인점에서 특별한 홍보전략이라 할 만한 것을 세우기는 어렵지만
본사에서 파견하는 도우미와 함께 한달에 한번씩 세일을 한다.

그리고 3천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를 30장 이상 모으면
사은품을 주는 작은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이씨가 운영하는 7평짜리 화곡점의 월 순이익은 2백50만원
가량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원가 1천1백85만원, 월세 35만원, 공과금 30만원 등을 제한
금액이다.

투자비용은 임차보증금 5백만원과 본사보증금 3백만원, 초도물품비 3백만원
을 합쳐 1천1백만원이었다.

냉장고는 본사에서 무료로 대여해주기 때문에 시설비가 따로 들지 않았다.

게다가 창업비용 가운데 초도물품비 3백만원도 선불이 아니라 익월 결제라
큰 돈 들이지 않고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투자비용에 비해 수입이 좋아요. 저처럼 가진 돈은 별로 없는데 장사를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롯데밀크마트를 시작하기 전 이씨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아이들도 아직 어렸고 특별히 일 욕심이 많지도 않았던 그녀가 갑자기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남편이 주식투자에 실패해 큰 손해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빚을 정리하기 위해 집을 처분했고 퇴직금을 받으려고 남편은 직장까지
그만두었다.

그야말로 망연자실해 있던 이씨 부부에게 롯데에 다니는 먼 친척이 밀크마트
를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부부창업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장사를 시작한지 1년1개월이 된 지금, 작은 집을 마련해 시댁살이를 마치고
나왔고 남편은 서대문에서 따로 우유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점포도 많고 장사경험도 없는데 이 정도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꺼번에 많이 벌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일할 생각
입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고 항상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대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피곤하다는 이씨.

하지만 막막하기만 했던 시간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문의(02)3479-5271

< 서명림 기자 mr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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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하려면 ]

롯데밀크마트는 다른 프랜차이즈들보다 체인점주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본사 이미지 때문이다.

회사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고 사업을 원만하게 꾸려 나갈 수 있는
사람에게 체인점 개설의 우선권을 주고 있다.

일단 가맹계약을 하면 본사는 체인점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유냉장고 2대, 햄냉장고 2대, 아이스크림냉장고 2대, 간판 등이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상담을 통해 체인점 개설 계약을 맺으면 예비창업자는 자신의 연고지나
희망상권을 선택할 수 있다.

단 기존 점포나 대리점과 상권이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

창업비용이 저렴한 대신 본사가 내건 개설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일단 보증금 3백만원을 본사에 내야 하며 이와 별도로 대한보증보험에서
1천만원짜리 보증보험증권을 만들어 본사에 제출해야 한다.

입지를 정할 때에는 대형할인점 인접 지역은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점포를 구한 뒤에는 전기시설 등 인테리어작업을 시작한다.

인테리어 및 상품 공급은 1주일 정도면 끝난다.

따라서 점포만 구해지면 창업 개시까지 2주일 이내에 개점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개점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지점에서 제품 특성, 주문 방법, 가게 운영 등
장사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운다.

개점 시기는 봄이 좋다.

여름이 성수기이고 겨울이 비수기이므로 봄에 창업하면 운영에 익숙해질
무렵 성수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점포도 겨울에 싸게 구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