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3일 민.관합동 시무식에서 발표한 "새천년 새희망"이라는
신년사는 김 대통령 자신이 직접 고치고 또 고치면서 만들어낸 "작품".

청와대 비서실은 올해가 여느 해와는 달리 새천년을 시작하는 해라는 점
때문에 지난해 12월초부터 신년사 초안작업에 나섰다.

예년보다 보름 이상 빨리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청와대 정책기획실이 각 부처와 연구기관 학계의 의견을 취합해 김 대통령
께 신년사의 초안을 보고한 것은 지난해 12월 15일.

이를 받아든 김 대통령은 "참고 하겠다"고 말하고, 비서진이 마련해준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구상을 더해 나갔다.

필요할 때는 비서진과 학계 전문가들도 만났다.

김 대통령이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가 산업화 시대는 늦었지만, 정보화
시대는 앞장서자"는 것.

인터넷 강국을 건설해야 한다는게 김대통령의 "새해 화두"였다.

우선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위에 전자민주주의 시대와 부의 불균형
해소라는 두개의 기둥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구상이었다.

인터넷 신문고를 개설하고, 저소득층과 초.중등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무료로
보급하겠다는 것은 김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런 내용을 손수 써 내려갔다.

김 대통령이 신년사를 최종 마무리한 것은 2일 오후 2시.

김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들과 난상토론도 거쳤다.

청와대측은 이번 신년사 준비에 참여한 사람들을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

신년사에 담아야 할 내용을 정리했을 뿐 최종 문안을 만들지 않았다는게
그 이유다.

당초 신년사 원고는 16절지 19쪽 분량에 달했으나 ''너무 길다''는 지적에
따라 15쪽으로 줄였고 연설시간도 25분으로 단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이 밝힌 방대한 정책과제들의 후속조치는 각 부처가 오는 2월부터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할때 구체화될 예정이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