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제트기들이 한국전 당시 민간인 복장의 피란민에게 공격을 가한
사실이 밝혀졌다.

AP통신은 29일 비밀해제된 미 군사문서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 지난
1950~51년 상당수의 피난민들이 미군 제트기의 공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주민들은 지난 51년 1월20일 미 공군의 폭격
(소이탄)과 기총소사로 동굴에 숨어있던 주민 3백여명이 숨졌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당시 상공에 정찰 비행기 4대가 동굴 입구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춘면 인근 둔포에서도 피난민 3백여명이 미 공군의 폭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AP통신 종군기자였던 짐 베커(74)씨는 당시 기사를 통해 미군 전투기가
피난민 대열에 기관총을 쏜 것은 중국군이 피난민 속에 잠복하고 있다는
정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피난민 중에 무기를 소지한 사람은 없었으며 현장을 목격한
공군대변인실 직원도 피난민 속에 잠입자가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미 공군 조종사들이 임무를 수행한 뒤 작성하는 "작전후
보고서"에는 당시 기총소사를 당한 한국인들이 피난민들로 보였다고
작성돼 있다.

제9전투비행단과 35전투비행단의 작전후 보고서에도 미 조종사들이
적군외에도 어선은 물론 학교 마을 등에도 기관총과 폭탄 공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비밀문서로 분류됐었던 이 문서는 당시 미 공군이 "흰옷을 입은
사람들"도 공격목표로 삼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관련,케네스 베이컨 국방부 대변인은 "노근리사건 조사를 마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국방부는 그 다음에 다른 사건들도 추가 연구해야
하는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