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리는 황당한 뉴스를 들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벌인 "돈장난"이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거대 금융회사들은 하나같이 모그룹의 부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고객들이 맡긴 돈을 전용했다.

물론 그들은 나름대로 할 말이 있겠지만 이것은 분명히 "배임"을 넘어
"사기"라고 생각한다.

"투자시점에서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그렇더라"하면 혹시 빠져 나갈
길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고객들의 돈이 투입된 시점은 내가 알기로는 부실이 공공연한 시점이
분명하다.

그들은 이렇게 반박할지 모른다.

"당신이 우리 회사에 맡긴 돈을 우리가 안 갚은 것이 있느냐"고.

그러나 그들은 많은 서민들의 얼마 안되는 돈을 "확실히 불려주겠다"며
받아가지 않았는가.

이런 행위를 알면서 그 회사에 투자할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큰 재벌회사인데 뭐가 나아도 낫겠지"하며
많은 사람들이 어렵사리 모은 돈을 맡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 한심한 것은 금융당국도 밝혀내 중징계했다지만 솜방망이를 휘두른것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책임자들은 그 영전하고 승진했다.

이것이 산타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새천년을 앞두고 준 선물인가?

배성익 < 성균관대 법학과 4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