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후접촉 움직임 ]

시애틀 회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가사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외교적인 탐색수준으로 구체적인 스케줄에 접근하려면 갈 길이
멀어보인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내년에 다자간 무역협상(뉴라운드)에 착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합의에 그쳤다.

이들은 관세인하와 시장접근 확대, WTO 개혁, 개도국 지원 방안을 논의할
협상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 갖기 위해 노력하자는 공통인식을 밝혔을
뿐 "언제 어떻게"까지는 내놓지 못했다.

파스칼 라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새 다자간 무역협상에선
개발도상국들의 이해를 고려해야 하며 참가국들은 WTO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개방을 더욱 확대할 필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WTO 의사결정 과정에 회원국들의 참여를 늘리고 <>WTO 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함께 WTO의 각종 자료와 분쟁 해결과정에 일반의 접근을
확대하기 위한조치들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시장 접근 혜택을 부여하고 노동자 권리를 보호
하기 위해 WTO와 국제노동기구(ILO)간 연락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성명은 또 환경문제에도 언급, "새로운 무역관행들은 각 회원국 정부의
환경정책을 지원해야 하며 이를 방해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EU 고위 대표단과 클린턴
대통령간 정상회담은 지난달 WTO 각료회담이 결렬된뒤 이날 처음 열렸다.

미국과 EU는 시애틀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유전자변형 물질(GMO) 문제를
내년초 논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데이비드 애런 미 상무차관은 미국과 EU간 정상회담이 끝난 뒤 회견을 통해
농민들이 내년초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면서 미국과 EU
간 회담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유전자 변형기술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적절한 실험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측은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유럽의 승인 절차가 더딘데다
투명성도 결여됐다고 반박해 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