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만 해도 석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하락으로 세계경제는 디플레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 상황이다.

지난 1년간 국제유가는 두배이상으로 폭등하고 구리 알루미늄등 비철금속값
도 급등했다.

이젠 반대로 인플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원자재중 유가의 향방은 세계경제의 부침과 매우 밀접하다.

올해와 같은 국제유가 급등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세계경제의 불황
가능성은 높아진다.

지난 73년과 79년의 1,2차 오일쇼크때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
했었다.

올 연말을 고비로 유가상승세는 일단 주춤해지고 있다.

그러나 급등 가능성은 살아있다.

내넌 3월로 끝나는 산유국들의 감산조치가 더 연장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현재로서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장담할순 없다.

유가폭등을 초래할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3월이후에 대해선 확실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때 가봐서 감산합의의 연장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OPEC는 결속력을 과시하기 위해 감산조치를 더 연장할 수 있다.

멕시코와 노르웨이등 비OPEC 산유국들도 감산기간을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

또 올겨울 혹한이 장기화된다면 세계 석유소비는 급증한다.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둘러싼 이라크와 유엔간의 마찰도
우려된다.

양측은 최근 이를 놓고 한차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는 원유수출을 중단, 유가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내년에 이같은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있다.

이같은 변수들중 어느 하나라도 내년에 현실화 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

배럴당 30달러대의 유가는 세계경제에 독약이다.

물가는 올라가고 오르는 물가로 소비는 위축된다.

이때 금융당국은 물가불안을 막기위해 금리를 올릴수 밖에 없다.

금리인상은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끌어올려 신규투자를 위축시킨다.

또 금리상승은 증시의 최대 악재로 작용, 세계주가의 급락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

다행히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지 않더라도 지금같은 22~25달러선이
장기화되면 세계경제의 성장탄력은 약해진다.

이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

세계경제에 별다른 영향이 없으면서 산유국과 비산유국 모두에게 적당한
유가는 배럴당 18~20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