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파가 할퀴고 간 98년도 국내 경제환경은 암울함 그 자체였다.

조심스런 정부 정책과 투자자들의 관망자세는 극에 달했고 자금줄이 막힌
산업현장은 고사직전까지 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99년에 들어서며 전년도에 비해 희망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얼어붙었던 경제환경을 뚫고 나온 가냘픈 새순은 중반기를 넘기며 튼튼한
나무로 자라주었다.

물가동향 수출입동향 금리안정 등 각종 경제지표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안정화되면서 묶여 있던 시중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해 기업들의 자금줄
을 뚫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특히 상반기부터 일기 시작한 코스닥 붐은 국내 유망 벤처기업의 숨통을
열어줘 산업기반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약발을 받으며 갈곳을 잃었던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몰렸다.

코스닥시장을 통해 자금확보를 해야 하는 유망중소업체들의 숨통을 열어준
것이다.

코스닥시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중소업체들은 이를 기술개발비 및 차입금
상환에 사용, 기술력과 재무구조를 다지는 역할을 톡톡히 한것이다.

이러한 호재를 2000년까지 유지한다면 국내 벤처산업의 내년도 전망은
낙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벤처산업의 두축으로서 실물경제를 주도하는 벤처기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모두에 해당된다.

2000년도 경제기조가 99년과 같이 유지된다는 말은 단순히 경제 성장세가
유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즉 경제구조자체가 벤처산업에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

벤처산업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곳과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곳에서만
발전할 수 있다는 산업분야다.

선진국중에서도 벤처산업이 활성화된 곳은 미국밖에 없고 경제시스템이
다른 유럽에서 벤처산업의 성공률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벤처산업은 90년대 중반 이후 정부주도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성장해
왔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정부는 기술집약형 벤처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벤처기업 육성 특별법까지 제정해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분의 자금이 유입 돼야 한다.

이같은 여건 조성이 안돼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에도 불구하고 벤처산업은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다.

99년들어 벤처산업 조성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은 민간부분의
자금이 벤처쪽으로 유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벤처산업이 정부의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도 발전할 수있다는 자생력 기반을
다졌다는데서 획기적인 변화다.

2000년도에도 벤처산업 전망을 낙관하기 위해서는 99년도에 불었던 코스닥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스닥시장을 통해 민간부분의 자금이 조달되고 있고 여기에 정부의 벤처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을 강화하면서 2000년도 벤처산업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특히 2000년도부터 3년간 10만개의 중소벤처기업 창업을 촉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발표도 있었다.

단순히 양적인 벤처기업이 아니라 벤처기업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다.

이러한 호재는 일반 및 기관투자자들의 벤처기업 투자를 촉발시켜 현재
코스닥 시장은 300 시대를 앞에 두고 그리고 벤처지수는 500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기술개발 여건을 조성해 주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