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회계업계의 잘잘못 .. 손성규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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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회계법인을 방문하니 대우사태로 인해 회계업계에 팽배해 있는
위기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법인 나름대로의 고충도 접할 수 있었다.
독립적인 입장에서 대우사태와 관련된 문제점에 대한 몇가지 의견을
피력한다.
우선 대우와 관련돼 감사인이 자산가치의 평가 등에 있어서 만족스럽지
않은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인적 시간적 자원이 모두 제한됐으므로 불충분한 감사가 수행됐다.
이 점에 대해서는 회계업계 전체가 반성하고 있다.
규제당국에서 공정한 회계정보의 전달을 조속히 실현시키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중에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이 지난 11월부터 시행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대한 규정에 포함된 소위 "삼진아웃"제도이다.
2년간 세번에 걸쳐 부실감사가 적발될 경우 회계법인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돼 있다.
영업정지를 받았던 청운회계법인이 곧 청산절차를 밟은 것을 봐서도 영업
정지는 회계법인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중징계이다.
대형 회계법인일 경우 대표이사의 직인이 사용돼 1천건 이상의 감사보고서가
공표되는데 이 중에서 부실감사가 포함될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적용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감사건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법인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형평성 문제도 있다.
대우의 실사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이미 신문에 보도됐다.
대우 계열사에 대한 가치산정방식이 계속기업가치가 아닌 청산가치에 의해
수행되는 문제점,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된 해외법인의 회계정보는 해외 감사인
의 감사보고서가 사용된 문제점 등이다.
채권단이 대우의 손실규모가 커야 공적자금이 많이 투입되며 채권회수
가능성이 커지므로 계열사 및 회계법인들에 보수적인 실사를 요구하는 점
또한 공정한 실사를 어느 정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종된 차종의 부품은 제품사가 7년동안 제공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데도
이러한 부품의 재고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도 시정돼야 한다.
감사인이 금융기관에 피감사기업과 관련돼 조회하는 조회서일 경우 금융기관
은 이에 회신할 의무가 없으나 감독기관의 조회서에 대해서는 반드시 회신
해야 하며 이 부분이 문제가 돼도 감사인은 책임을 진다.
외부 감사인의 회계감사와 감독기관의 감리는 이러한 점이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제한적인 감사가 수행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느 누구를 대우사태에
대한 속죄양으로 만들겠다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이는 전체 회계업계 및
회계법인을 지나치게 매도하는 결과이다.
감사인도 감사인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는 것을 모든 경제주체가 이해해야
한다.
기업이 공시하는 회계정보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기업과 기업경영의
수탁책임을 갖는 경영진에 있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해야 한다.
공정한 회계정보의 선행조건은 기업이 작성하는 회계정보가 투명해야 한다는
데 있다.
공정한 회계정보의 전달을 위해 선진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거의 모든 제도가
한국에 이미 도입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라기보다 모든 회계정보 작성자들의
투명한 정보에 대한 의지와 각 감사인이 독립적으로 감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의 성숙 및 이에 대한 보상이다.
회계감사는 표본추출에 의해 수행되는데 고품질의 감사를 위해서는 표본수를
증가시켜야 하며 이에 따르는 추가적인 비용은 기업 또는 주주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이를 수용할 수 없는 풍토에서 감사인만을 탓할 수는 없다.
최근 부실감사로 인한 감사인의 책임문제가 대법원에서 결정되면서 회계법인
이 개인투자자와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에 근거해 대출 의사결정을 수행한
금융기업에까지 보상책임을 갖게 됐다.
이러한 감사 환경의 변화가 감사인으로 하여금 독립적으로 감사를 수행하게
하는 충분한 유인이 될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감사품질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밖에 없다.
모든 정책에는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사용돼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에게는 잘못된 감사 관행이 있어 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회계법인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회계법인을 옹호하기만 하려는 것은 아니다.
회계업계는 회계업계대로 이제까지 잘못돼 왔던 관행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및 모든 경제주체는 투명한 정보를 위해 일조해야 한다.
이들의 도움없는 회계정보의 투명성 제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를 위해 감사위원회 도입 등과 같은 일련의 새로운 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sksohn@yonsei.ac.kr >
-----------------------------------------------------------------------
<> 필자 약력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박사
<>미국 공인회계사
<>미국 뉴욕시립대 조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
위기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법인 나름대로의 고충도 접할 수 있었다.
독립적인 입장에서 대우사태와 관련된 문제점에 대한 몇가지 의견을
피력한다.
우선 대우와 관련돼 감사인이 자산가치의 평가 등에 있어서 만족스럽지
않은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인적 시간적 자원이 모두 제한됐으므로 불충분한 감사가 수행됐다.
이 점에 대해서는 회계업계 전체가 반성하고 있다.
규제당국에서 공정한 회계정보의 전달을 조속히 실현시키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중에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이 지난 11월부터 시행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대한 규정에 포함된 소위 "삼진아웃"제도이다.
2년간 세번에 걸쳐 부실감사가 적발될 경우 회계법인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돼 있다.
영업정지를 받았던 청운회계법인이 곧 청산절차를 밟은 것을 봐서도 영업
정지는 회계법인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중징계이다.
대형 회계법인일 경우 대표이사의 직인이 사용돼 1천건 이상의 감사보고서가
공표되는데 이 중에서 부실감사가 포함될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적용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감사건수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법인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형평성 문제도 있다.
대우의 실사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이미 신문에 보도됐다.
대우 계열사에 대한 가치산정방식이 계속기업가치가 아닌 청산가치에 의해
수행되는 문제점,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된 해외법인의 회계정보는 해외 감사인
의 감사보고서가 사용된 문제점 등이다.
채권단이 대우의 손실규모가 커야 공적자금이 많이 투입되며 채권회수
가능성이 커지므로 계열사 및 회계법인들에 보수적인 실사를 요구하는 점
또한 공정한 실사를 어느 정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종된 차종의 부품은 제품사가 7년동안 제공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데도
이러한 부품의 재고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도 시정돼야 한다.
감사인이 금융기관에 피감사기업과 관련돼 조회하는 조회서일 경우 금융기관
은 이에 회신할 의무가 없으나 감독기관의 조회서에 대해서는 반드시 회신
해야 하며 이 부분이 문제가 돼도 감사인은 책임을 진다.
외부 감사인의 회계감사와 감독기관의 감리는 이러한 점이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제한적인 감사가 수행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느 누구를 대우사태에
대한 속죄양으로 만들겠다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이는 전체 회계업계 및
회계법인을 지나치게 매도하는 결과이다.
감사인도 감사인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는 것을 모든 경제주체가 이해해야
한다.
기업이 공시하는 회계정보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기업과 기업경영의
수탁책임을 갖는 경영진에 있다는 점 또한 분명히 해야 한다.
공정한 회계정보의 선행조건은 기업이 작성하는 회계정보가 투명해야 한다는
데 있다.
공정한 회계정보의 전달을 위해 선진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거의 모든 제도가
한국에 이미 도입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라기보다 모든 회계정보 작성자들의
투명한 정보에 대한 의지와 각 감사인이 독립적으로 감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의 성숙 및 이에 대한 보상이다.
회계감사는 표본추출에 의해 수행되는데 고품질의 감사를 위해서는 표본수를
증가시켜야 하며 이에 따르는 추가적인 비용은 기업 또는 주주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이를 수용할 수 없는 풍토에서 감사인만을 탓할 수는 없다.
최근 부실감사로 인한 감사인의 책임문제가 대법원에서 결정되면서 회계법인
이 개인투자자와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에 근거해 대출 의사결정을 수행한
금융기업에까지 보상책임을 갖게 됐다.
이러한 감사 환경의 변화가 감사인으로 하여금 독립적으로 감사를 수행하게
하는 충분한 유인이 될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감사품질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밖에 없다.
모든 정책에는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사용돼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에게는 잘못된 감사 관행이 있어 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회계법인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회계법인을 옹호하기만 하려는 것은 아니다.
회계업계는 회계업계대로 이제까지 잘못돼 왔던 관행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및 모든 경제주체는 투명한 정보를 위해 일조해야 한다.
이들의 도움없는 회계정보의 투명성 제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를 위해 감사위원회 도입 등과 같은 일련의 새로운 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sksohn@yonsei.ac.kr >
-----------------------------------------------------------------------
<> 필자 약력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박사
<>미국 공인회계사
<>미국 뉴욕시립대 조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