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은 요즘 자주 방송에 출연한다.

Y2K(컴퓨터2000년 연도 인식 오류)문제에 대한 정부대책과 국민들의 대응
요령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국민들의 궁금점을 풀어주고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연말연시
그에게 맡겨진 가장 큰 짐이다.

12월 들어서만 이미 TV와 라디오에 세차례 출연했다.

지난 1일 SBS 라디오 "안녕하세요 봉두완입니다"를 시작으로 7일과 18일에는
KBS TV 뉴스라인과 불우이웃돕기 생방송에 나가 Y2K 대비책을 설명했다.

19일 밤에는 KBS심야토론에 나왔다.

22일에는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찬숙입니다"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공식적인 대외일정도 대부분 Y2K 홍보활동 위주로 짜여있다.

지난 13일에는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가 주최한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의 Y2K문제가 "이상없음"을 알린데 이어 20일 1천여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Y2K119"발대식, 21일 Y2K 관계장관 회의, 23일 한국CTO(최고기술
책임자)협회가 주최 조찬강연회에 참석한다.

연말연시 일정이 이처럼 Y2K 관련 일로 꽉 채워져있지만 정작 남궁 장관
본인은 그다지 Y2K문제를 걱정하지 않는다.

Y2K문제는 기본적으로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전산망으로 운영하는 선진국
들의 고민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금융부문만 해도 선진국보다 전산망 구축이 늦게 이뤄져 시스템을
최신형으로 갖췄다.

따라서 컴퓨터가 2000년이라는 네자리 연도를 인식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 "정보화 박사"인 남궁 장관의 분석이다.

특히 전력 수도 가스 통신 등 사회기반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대비를 충분히 해온데다 비상시 수동으로 전환하게 돼있어 단전.단수같은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그의 홍보활동은 Y2K문제 자체보다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막연한 불안감이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와 맞물려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남궁 장관은 정통부내에 Y2K 종합상황실이 설치되는 오는 30일부터는 아예
공식일정을 짜지 않고 있다.

비상근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31일에는 광화문 청사를 지키면서 밤샘할 작정이다.

밀레니엄 새아침을 집무실에서 맞게 되는 셈이다.

남궁 장관의 비상근무는 종합상황실이 "상황종료"를 선언하는 새해 1월4일
까지 계속될 것같다고 비서실 관계자는 귀띔한다.

< 문희수 기자 mh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