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 증시 대표선수들의 몸값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 테슬라 주가는 실적 부진 우려로 올 들어 40% 가까이 급락한 반면 중국 알리바바 주가는 60% 넘게 뛰었다. 기술 자립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 기술주가 글로벌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월가에서 나온다.12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 주가는 올 들어서만 110% 가까이 급등했다. 홍콩증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자율주행 기술업체 로보센스 주가는 약 60% 올랐다. 샤오미(56.23%) BYD(31.36%) 텐센트(24.10%) 등도 강세였다.중국 기술력 재평가가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딥시크의 인공지능(AI) 모델 ‘R1’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1월 총 100억달러의 글로벌 자금이 중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 유입됐다. 해외 자본이 중국 주식·채권 투자를 동시에 늘린 건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중국 증시에만 20억달러가 들어왔다.특히 자율주행 및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 후발 주자들의 미국 추격이 거세다. BYD는 이달 초 중국 최대 드론업체 DJI와 손잡고 차량 장착형 드론인 ‘링위안’을 선보였다. 이 드론은 최대 시속이 54㎞로, 주행 중 이착륙할 수 있다. 니오, 리오토와 함께 중국 3대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샤오펑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1월 ‘CES 2025’에서 선보인 플라잉카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가전과 스마트폰을 만들던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대표 전기차인 SU7을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6만2384대 판매했다. 테슬라의 모델3 판매량(중국 기준 15만2748대)을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 사태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다. 홍콩 H지수가 급등하면서 올해 만기 상환 ELS 대부분이 이익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ELS 조기 상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H지수 ELS는 손실 구간에서 탈출했다. 은행 창구를 통한 가입 비중이 높은 노녹인형(no knock-in) ELS는 기초자산(지수)값이 발행 당시 대비 65% 이상만 되면 만기(일반적으로 3년) 때 원금과 이자를 모두 수령할 수 있다. 대다수 가입 시점인 2022년은 H지수가 4938~8789 구간에서 움직인 만큼 전날 종가(8755.37) 기준으로 모두 이익 구간에 들어 있는 셈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 H지수 ELS 만기 상환액은 총 3152억원이다.지난해 H지수 ELS는 중국 증시 급락 여파로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를 안겼다. 작년 초 H지수는 종가 기준 5001선까지 하락했다. 2021년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H지수 ELS의 평균 손실률이 53%에 육박한 배경이다.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계기는 작년 9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였다.투자업계에선 상당수 H지수 ELS가 조기 상환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ELS는 6개월마다 기초자산이 원금의 80~90% 이상(1차 조기 상환 기준) 등 조건으로 조기 상환할 수 있다. H지수는 지난 6개월간 45% 정도 상승했다. 다만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콩 H지수가 작년 9~10월 많이 뛰었기 때문에 작년 9월 발행한 종목은 추가로 상승해야 안정적 조기 상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맹진규 기자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자 고려아연 주가가 다시 100만원대로 치솟았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이를 지지하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격돌을 예고하면서다.12일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04% 급등한 106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관투자가가 15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작년 12월 말 후 두 달 만의 100만원대 회복이다.시장에선 이달 말 예정된 고려아연 주총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연초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총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연합 측 의결권을 회복시켰다. 연합 측 지분율이 40.97%로, 최 회장 측(34.35%·우호 지분 포함)보다 높아져 우위를 점하게 됐다.다만 법원이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인정함에 따라 연합 측 승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수 주주를 결집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영풍·MBK 연합은 지분 우위를 바탕으로 이사 수를 20~30명으로 늘려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과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지지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지분 열세에 놓인 고려아연은 주총 전까지 소수 주주의 지지를 끌어모으는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류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