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새로운 대출관행인 "컴퓨터대출"이 1% 안팎의 낮은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컴퓨터대출을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컴퓨터대출이란 프로그램화된 개인신용평가시스템에 의한 대출로 컴퓨터에
개인정보와 대출희망금액을 입력하면 대출여부가 자동으로 내려지는게 특징
이다.

은행중에선 신한은행이 작년 11월부터 컴퓨터대출을 본격적으로 시행했으며
하나은행은 올해초 도입했다.

조흥 주택 기업은행등도 최근 컴퓨터대출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11월말 현재 컴퓨터대출 잔액이 3천3백87억원으로
이 가운데 이자가 하루라도 연체된 대출금액은 27억원에 불과하다.

연체율은 0.79%.

마이너스대출을 감안, 한도기준으로 따질 땐 연체율이 0.46%에 머문다.

이는 시중은행의 10월말 현재 일반대출 연체율 6.4%에 비교하면 획기적인
일이다.

지난 1년동안 신한은행에 접수된 컴퓨터대출은 모두 11만8천여건.

이 가운데 65.6%에 대해 대출이 이뤄졌다.

0%대 연체율에 자신감을 가진 신한은행은 11월부터 대출요건을 완화했다.

11월의 대출 승인율은 75%로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승인율을 더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합병이전 보람은행이 만든 개인신용평가시스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초부터 이 시스템에 의한 대출을 전면적으로 시작했다.

컴퓨터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현재 1조9천6백55억원으로 연체금액은
2백81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연체율은 1.43%다.

가계 일반대출의 연체율 4.5%를 크게 밑돈다.

하나은행은 기왕의 대출이 만기가 되면 컴퓨터대출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갈수록 컴퓨터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종전에는 대기업에 다니느냐 공무원이냐 또는 직위
직급에 따라 대출한도가 천편일률적으로 정해졌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야
말로 개인의 신용도가 우선시된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대출은 대출을 승인해줄 때 맞벌이여부, 보유 승용차의 종류, 전직
여부 등도 따진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