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팀의 옷로비 내사보고서 유출사건 수사와 관련,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처리를 놓고 검찰 수뇌부와 대검 수사팀간에 빚어졌던 갈등이
17일 박순용 검찰총장의 진화로 일단 진정됐다.

이에따라 이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검사장 신광옥)는 오는
20일 박 전비서관을 재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당초 18일 박 전비서관을 소환할 방침이었으나 박 전비서관측
요청에 따라 출두일자를 20일로 늦췄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비서관의 변호인이 개인적 사정으로 출두일자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해와 받아들였다"며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비서관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뒤 공무상 비밀누설및
공용서류은닉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비서관에 대한 신병처리를 끝으로 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짓고 곧바로 옷로비 관련자 위증 고발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키로
해 옷로비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전면 재수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은 조사결과 박 전비서관이 지난 1월16일~19일 사직동팀 내사실무진으
로부터 일일.중간보고 등 옷로비 관련 서면보고를 수차례 받은 뒤
이중 최초보고서 3건을 김태정 전 검찰총장에게 유출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박 전비서관이 보고서 유출외에 사직동팀의 옷로비 사건
내사결과를 축소 은폐하기 위해 내사상황을 보고 받아 그중 일부
보고서 원본과 디스켓을 은닉해 파기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비서관이 이런 방법으로 김 전총장 부인 연정희 씨에게
불리한 라스포사 여직원 이혜음씨의 진술조서 등 일부 내용을 누락시키는
등 내사결과를 축소 왜곡한 단서와 일부 물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전비서관 신병처리 방향과 관련, 검찰 내부적으로 신중론과
강경론이 여전히 맞서고 있어 영장 청구여부를 놓고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