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그리운 친구를 찾아 사이버 공간으로 가보자"

연말연시를 맞아 사이버 동창회가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사정으로 평소 만날 수 없었던 동문이나 동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초등학교 시절 친구나 은사도 찾을 수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굳이 얼굴을 맞대고 술잔을 돌리지 않아도 사이트를 통해
안부인사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한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이제 인터넷으로 친구나 은사를 찾아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서울 오류초등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유인목(26)씨는
최근 인터넷에서 초등학교 시절의 그리운 단짝을 다시 만나 우정을 나누고
있다.

유씨는 "그동안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아 평소 잊고 지내던 어릴 적 학교
친구들을 인터넷의 사이버 동창회 홈페이지에서 여럿 만났다"고 말했다.

현재 사이버 동창회 사이트는 10여개 정도가 개설돼 있다.

해피프랜드, 아이러브스쿨, 올드클래스, 예스터데이, 동창 등이 대표적이다.

행복한 친구들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피프랜드(www.happyfriend.com)는 지난
8월 개설이후 그동안 모두 4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학창시절 친구와 선후배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다.

전국의 1만1천여개의 초.중.고 및 대학교와 1천4백여개의 학과정보를
빠짐없이 모아 모임을 만들었다.

현재 3만5천여개의 동문회 및 동창회가 꾸려져 활동중이다.

회원등록시 출신 학교를 졸업연도 및 학과와 함께 입력하면 해당 모임에
자동 가입된다.

각 모임안에서는 소모임을 구성해 반모임이나 친했던 친구들만의 별도 공간
을 꾸릴 수도 있다.

이 사이트에는 또 전국의 선생님들이 자신의 재직정보를 등록하면 제자들이
검색해 찾고 싶은 은사를 만나도록 해주는 "사제의 만남" 메뉴도 제공한다.

모교사랑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이러브스쿨(www.iloveschool.net)에는 지난
10월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2만5천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전국 1만1천여개의 초.중.고는 물론 각 대학별 동문회와 동창회를 수록하고
있다.

회원으로 가입해 자신의 학력을 입력하면 해당 학교별 동문회및 동창회에
자동 가입된다.

각 동문회 및 동창회에 들어가면 회원명단이나 주소, 연락처 등을 알 수
있어 서로 연락이 가능하다.

이 사이트는 특히 회원 가입시 1천원, 로그인할 때마다 10원씩 자동 적립해
나중에 모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모교 후원제를 운영, 인기를 끌고 있다.

적립금은 모교사랑에서 제공한다.

예스터데이(www.yesterday.to)는 전국 4천5백여개 초.중.고 및 3백여개의
대학교 동창회를 꾸려주고 있다.

자신의 전자우편(E메일) 주소만 입력해 놓으면 각 동창생들의 근황을
E메일로 알려줄 뿐 아니라 동창생들과 메시지를 교환하고 채팅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이트는 특히 "사람찾기" 기능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찾고 싶은 사람의 이름, 연령대, 성별, 별명 등을 입력하면 자체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되는 대로 E메일을 통해 자동 연락해준다.

이밖에 대학 학과별 동기끼리 모임을 만들어주는 "올드클래스(www.oldclass.
com)", 동문.동창회 향우회 전우회 등의 모임을 꾸려주는 "동창(www.
dongchang.org)",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전국 초.중.고 대학 동문회
주선 사이트(cafe.daum.net/Cafe-bin/Cafe.cgi/mid?category=23)도 인기를
끌고 있다.

행복한 친구들의 윤제현 사장은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생활을 보내면서
동창이나 오랜 친구를 만나는게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잊고 지내는 동창 등을 간편하게 찾을 수 있고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현실 세계에서 못이룬 "정 나누기"를 실천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