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당국이 초단기 주식거래(데이 트레이딩)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각국 자본시장의 개방과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맞물려 최근 세계적으로 증시장세의 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우리
증권당국도 이같은 규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의 양대 주식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 공동으로
추진중인 규제의 핵심내용은 동일종목의 주식을 닷새동안에 네차례 이상
매매할 경우 초단기 주식거래로 규정하고 이들의 신용계좌 최저잔액을 현재의
2천달러에서 2만5천달러로 올리며 신용투자한도를 보유잔고의 4배로 제한한다
는 것이다.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 투자한도를 보유잔고의 2배로 줄이고 일정기간 신용
거래를 못하게 한다는 대목도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올해 10월이후 초단기거래가 전체 주식거래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4%나 된다고 한다.

지난해 4월부터 당일매매를 하루 한번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철폐하면서
활성화된 초단기 주식거래가 이처럼 급성장한 까닭은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말고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과 점포수를 줄인 증권사들이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주식거래에 대해 경쟁적으로 증권거래수수료를 낮춘
탓도 크다.

투자대상인 기업내용과 관계없이 주가흐름에만 의존해 매매결정을 하며
주식보유시간이 대부분 10~20분에 불과한 초단기 주식거래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증시환경의 급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거나 "기관투자가에 비해
정보와 자금이 크게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전략일뿐"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주가변동을 증폭시켜
증시장세를 불안하게 하며 지금까지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주식투자는 투자자 자신의 책임아래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서
볼때 초단기 주식거래에 대해 규제일변도로 접근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실제로 초단기 주식거래가 증시호황과 인터넷산업 발전에 상당히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증시안정과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도 1백만~2백만원에 불과한 평균
잔고를 가지고 하루에 수십차례씩 거래해 한달 주식매매 규모가 수억원이나
되는 등 일부 문제가 있는 경우는 철저히 감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이버 주식거래의 비중이 큰 만큼 전산장애나 Y2K 등에 따른 증시
혼란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