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n in USA, made in France.

프랑스 맥도날드사가 최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기업 이미지 광고
슬로건이다.

프랑스 맥도날드는 전국 750개 매장에서 하루 평균 1백만명의 고객을 갖고
있다.

파리 최고 번화가 샹젤리제가에서부터 시골 구석마을까지 진출한 맥도날드는
이젠 프랑스 풍경화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선 세련되고 현대적인 것을 상징해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말 잘 듣고 공부 잘 하면 주말에 맥도날드에 데리고
가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한다.

도심 서민들에겐 큰 돈 안드는 가족외출 식당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미 감정이 고조될 때마다 맥도날드는 미제국주의의 앞잡이로
손가락질 당하기 일쑤다.

지난 여름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호르몬 쇠고기 무역분쟁을 둘러싸고
미국이 유럽산 농산물 수입 규제조치를 실시하자 프랑스 농부 연합은 연일
맥도날드 매장에서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음식의 진미와는 거리가 먼 햄버거는 야만인이나 먹는 것이라며 오랑캐의
저질 먹거리가 자국 고급 음식을 짓밟게 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농부들의 연일 시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 맥도날드 매상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신규매장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엔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최근 WTO 뉴라운드 각료회의를 즈음해 프랑스 농부들의 반 맥도날드 시위가
다시 고개를 들자 프랑스 맥도날드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기업 이미지
광고를 통해 역공격을 하고 나섰다.

더 이상 희생양으로 피해만 감수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땅에 있는 맥도날드는 엄연한 프랑스 기업이란 게 이번 광고가
전달코자 하는 주 메시지다.

프랑스 맥도날드는 상표만 미국 것이지 음식 재료는 프랑스에서 경작된
신토불이 프랑스 농산물이란 것이다.

따라서 맥도날드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은 맥도널드에 쇠고기와 채소를
조달하는 프랑스 농가에 도리어 해가 될 것이란 내용을 은근히 담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3만여명을 고용하는 맥도날드가 실업문제 해소에 기여하는
바도 부각시키고 있다.

TV 광고에는 프랑스 맥도날드는 식품재료를 햄버거의 원조국인 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국 농산물을 쓰는 게 문제라고 불평하는 미국 농부의 모습도
보인다.

프랑스 맥도날드의 고육책이 이미지 개선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