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주엔 달러당 1천1백50원대에서 1천1백30원대로 20원가량 상승했다.

원화가치가 급작스레 절상되면서 달러화 거래를 해야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달러화를 언제 사고 언제 파는 게 유리한지 시점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원화가치가 오를 때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선매도 후매수(leads & lags)"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달러화를 팔아야할 땐 가급적 빨리 팔고 달러화를 살 땐 최대한 시기를
늦추라는 얘기다.

원화가치 상승이 확실한 경우에는 원화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달러 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갖고 있는 달러화를 내다 팔고 해외송금은 뒤로 미루는게
좋다.

달러화를 미리 사두는 건 손해다.

그러나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경우라면 환전할 때 꼭 필요한 만큼만
현지통화 또는 여행자수표(TC)로 바꾸는 게 유리하다.

해외출장이나 여행에서 사용하고 남은 달러화는 귀국 즉시 은행에 가서
원화로 바꾸고 원화 가치가 더 오를 때 다시 달러화로 바꾸는 것이 환테크의
기본 원칙이다.

원화가치 상승이 예상될 때 해외로 여행을 간 사람들은 현지에선 가능한
신용카드를 쓰는 게 좋다.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카드회사가 가맹점에 우선 달러화로 결제한
뒤 카드회원에게 한달여 뒤 우리 돈으로 환산, 카드 결제를 요구하게 된다.

이때 카드회사는 회원이 카드를 쓴 시점이 아니라 결제시점의 원화가치를
적용해 대금을 청구한다.

이 때문에 원화가치가 급등할 경우 카드 사용자는 대금결제 부담이 덜 들 수
있다.

따라서 원화가치가 오를 때 해외여행자는 달러현찰이나 여행자수표 보다는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환율변동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원화절상기에는 외화 예금을 줄일 필요도 있다.

외환관리법에는 출국 여부와 상관없이 여권만 있으면 미화 2만달러까지
환전할 수 있다.

원화가치가 내릴 때는 환전한 달러를 외화 예금에 입금해 놓으면 연 6~7%의
이자수입과 함께 짭짤한 환차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원화값이 상승할 때는 해외에서 쓰고 남은 달러를 외화예금에
예치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외화예금을 들어야할 상황이라면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보전해주는 은행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