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직동팀의 옷로비 내사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신광옥 검사장)는 12일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재소환,사직
동팀 수사요원들과 연쇄 대질신문을 벌인뒤 이날밤 9시 40분 귀가시켰다.

박 전 비서관은 "해명이 됐느냐"는 질문에 "나는 나대로 할 말을 다했다"고
말한뒤 검찰에서 다시 소환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 전 비서관은 "사직동팀 요원들과 대질신문을 받았다"면서 "나는
보고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쪽(사직동팀)에서는 줬다고 그러더라"고
말하고 굳은 표정으로 검찰청사를 떠났다.

검찰 관계자는 "사직동팀 요원들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조사가 진행돼
비교적 일관된 진술을 확보했으나 박 전 비서관은 이들과 완전히
상반되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어 전면적인 대질신문을 벌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간의 조사 결과 박 전 비서관이 김태정 전 검찰총장에게
최초보고서를 유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황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사직동팀장인 최광식 경찰청 조사과장(총경)외에 일부
내사반원들이 직접 박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에 걸쳐 문서로 상황보고를
올린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들이대며 박 전 비서관을
집중 추궁했다.

박 전 비서관은 그러나 미리 준비해온 소명자료를 제시하며 "내사도중
수시로 구두보고를 받았을 뿐 문서로 조사상황을 보고받은 적은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박 전 비서관과 최 총경간 대질신문을 벌인 뒤
곧바로 사직동팀 요원들과 3자,4자 연쇄 대질조사를 벌이는 등 박
전비서관을 강도높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을 조사한 결과 김 전 총장에게 임의로 최초보고서를
유출한 혐의가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검찰은 최 총경과 사직동팀 요원 등 5명을 이날 밤 전원 귀가시켰다.

검찰은 앞서 지난 10일 다른 정보기관 소속 직원 2명을 소환,조사한
뒤 귀가시켰으며 김 전 총장 주변사항과 관련된 참고인 1명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김 전 총장을 13일 재소환,박 전
비서관과 대질조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에 대한 재소환 조사를 끝으로 보고서 유출사건
수사를 마무리짓고 금주중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