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수출기업들이 시중은행을 통해서도 연불수출자금을 쓸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정책은 "공수표"로 끝날 전망이다.

10일 산업자원부와 수출보험공사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연불자금지원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내년부터 이자율변동보험이 시행된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을 계기로 내년부터 수출기업에 연불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중인 시중은행은 전무한 실정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제도적인 뒷받침만 이뤄졌을 뿐 시중은행들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1-2년 안에 활성화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해외조달금리가 리보 플러스 마이너스
1.5-1.8% 정도는 돼야 연불금융 취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시중은행의
조달금리가 리보+2.5% 정도인 상황에서 이들이 연불금융조달을 위해 이자율
변동보험을 이용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연불자금지원을 위한 중장기보험의 경우 최고 12년까지 장기간
에 걸쳐 이뤄지는데 국내 시중은행들의 경우 이같은 장기간의 외화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미비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현재 수출보험공사가 인수한 중장기 수출보험 건수는 모두 23건
으로 이 가운데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들의 실적은
단 한건도 없다.

반면 자금조달과 조달금리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외국계은행들의
경우 많을 때는 한달에도 10여건씩 국내 수출보험을 이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부터 이자율변동보험이 시행되더라도 외국계 은행들만
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국가신용도와 시중은행신용도가 높아져 해외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돼야 연불자금지원을 위한 이자율변동보험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동우 기자 lee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