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업공개(IPO)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폭등하는등 신규상장기업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새로 기업을 공개하려는 업체들도 줄을 잇고 있다.

9일 공개된 VA리눅스시스템스의 경우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8배로
폭등했다.

이에앞서 상장한 기업들도 주가가 3,4배 오르는 것은 예사였다.

이에따라 공모가로 주식을 사들인 주간사 증권사들도 단숨에 큰 돈을 손에
쥐고 있으며 이들은 또다른 "대박"을 위해 다시 적극적인 대상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며 IPO시장을 진정시켜
보려 하지만 쉽사리 잠잠해질 열풍은 아닌듯 하다.

나스닥 시장에는 이번주에만 20여개의 업체가 IPO를 통해 성공적으로
상장됐다.

에이전시닷컴 에어넷커뮤니케이션스 앤도오버닷넷 클래식커뮤니케이션스
이크루터닷컴 등 인터넷 관련기업이 주류를 이뤘다.

첫거래에서 주가는 적어도 공모가의 두배수준으로 뛰어 올랐으며 공모가격을
밑도는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나스닥의 IPO 전성시대를 실감케 한다.

게다가 연말까지 매주 20여개 업체가 IPO를 하겠다고 기다리고 있다.

9일 첫 거래일 상승폭에서 나스닥 사상 기록을 세운 VA리눅스시스템스는
리눅스라는 공개된 컴퓨터 운영체계(OS)를 이용한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다.

그동안 사실상 독점이나 마찬가지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계
에 대해 미 연방법원이 반독점법 위반을 지적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전날 IPO를 한 또 하나의 리눅스 관련업체인 앤드오버 닷 넷(Andover.Net)도
주가가 첫날 거래에서 공모가(18달러)의 2백52%에 달하는 63.375달러로
폭등했었다.

재미교포 사업가 서찬원이 이끄는 에이전시닷컴(Agency.com)도 IPO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앤드오버와 같은날(8일) 나스닥 상장을 마친 에이전시는 공모가(26달러)보다
1백92%나 뛰어 오른 주당 76달러에 장을 마쳤다.

서 회장은 보유주식(14%.4백80만주)의 값어치가 3억6천4백80만달러로
치솟으면서 단숨에 갑부대열에 올랐다.

IPO는 지난해에도 나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올해의 IPO 열기는 지난해와는 격을 달리한다.

나스닥에는 3.4분기에만 1백54개의 기업이 IPO를 마쳤다.

공개된 물량은 1백86억달러치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72개기업, 75억달러치)에 비해 두배씩 늘어났다.

컴퓨터소프트웨어(27.3%) 정보통신(16.9%) 등이 IPO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나스닥이 활황을 보이는 것은 유망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열기과 관련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아서 레빗 위원장은 9일 컬럼비아대에서 행한
강연에서 "일반투자자들은 가격변동폭이 큰 IPO시장을 투자전략의 중심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IPO를 과대광고하는 증권사나 주식중개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보다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재림 기자 tr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