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성장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다.

싯가총액은 7일 사상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연초에 견주어 무려 7배나 늘어났다.

코스닥 등록기업수도 이날 사상처음 4백개를 넘어섰다.

또한 코스닥시장의 거래규모는 거래소시장 거래규모의 절반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코스닥시장이 증권거래소와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년뒤인 2001년에는 코스닥시장이 규모면에서 거래소 시장을 능가할 가능성
도 있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증권거래소의 절반수준으로 성장 =코스닥시장은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고속성장했다.

정부는 지난 상반기에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보다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코스닥 등록요건을 완화했다.

정부의 이같은 코스닥시장 육성방안은 첨단 벤처기업의 잇단 등록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 나스닥시장의 급등이라는 "외풍"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호재로
가세하면서 코스닥은 투자자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기관화 현상에 따라 투신과 외국인에게 "왕따" 당한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성장세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증권거래소가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다.

지난해말 7조8천억원이던 코스닥 싯가총액은 이날 52조원을 넘어섰다.

1년여만에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싯가총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 정보통신 등 코스닥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도주들이 연일 급등하고 있는데다 신규 등록종목이 잇달아
시장에 등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싯가총액규모가 6조원을 넘는 한국통신프리텔이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것이 싯가총액 50조원 돌파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등록기업수는 이날 한국통신프리텔 등 7개가 신규등록함에 따라 4백4개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말(3백31개사)에 비해 22% 늘어난 수준이다.

상장기업수(7백23개)의 55%에 해당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최근 등록을 위해 공모주청약을 실시한 기업이 50개를 넘고 있어 등록기업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의 거래규모는 이미 증권거래소 시장의 절반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7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9천5백10억원.

거래소시장 거래대금(4조9천2백79억원)의 40%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의 0.8%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의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55억원, 거래소시장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6천6백억원이었다.

<> 향후 전망과 과제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수는 2001년 상장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증권시장(주)는 향후 2년간 년간 3백개의 기업이 신규로 코스닥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등록주식수는 2000년말 7백개, 2001년말 1천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들어 상장요건을 갖춘 기업도 코스닥시장을 선택하고 있을 정도다.

매일유업 인성정보 등은 까다로운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데도 코스닥시장
을 선택했다.

상장기업인 메디슨은 장기적으로 코스닥시장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싯가총액도 앞으로 1년내 1백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 대리는 "한솔PCS 아시아나항공 한통하이텔 등
자본금 규모가 큰 업체들이 곧 등록되는데다 현재 등록을 추진중인 기업이
많아 싯가총액은 1년내 1백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온기선 동원증권 부장은 "벤처주식 열풍에 영향을 받아 국내 기관투자가
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자들도 코스닥주식 사기에 열심"이라며 "첨단주식
투자붐과 코스닥 열풍은 앞으로 2년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도 적지 않다.

우선 소위 작전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은 나쁘게 말하면 시장전체가 작전의
무대이자 투기장"이라며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불공정 거래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