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의 방화로 지난 3일 질식사해 마피아 개입 등 갖가지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세계적인 은행재벌 에드먼드 사프라(68) 사건의 범인은 남자 간호사
테드 마허(41)로 밝혀졌다.

모나코의 다니엘 세르데 검찰총장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마허 간호사가
방화 사실을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세르데 총장은 그러나 범행동기는 금전적인 것이 아니라 수석 간호사인
소냐와의 불화로 인한 개인적 앙갚음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범행 당시 마허 간호사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으며
신경안정제 등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특수부대 출신인 마허 간호사는 이날 오전 검찰에서 자신이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순전히 나의 무지몽매한 생각
때문이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그는 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칼로 나 자신을 두차례 찔렀다"고 진술했다.

5개월전 하루 6백달러의 고액을 받는 조건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던
사프라의 간호사로 고용된 마허는 범행전 소냐 수석 간호사와 심하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방화를 통해 어떤 식으로 소냐에게 개인적인 보복을 하려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마허 간호사는 현재 방화 살인 혐의로 정식 기소됐으며 형이 확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에 처해 질 수 있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