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정부)이 남부 광둥성 지역의 금융부실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

홍콩경제일보는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 중앙정부가 광둥성
금융부실문제 해결을 위해 4백억위안(약 48억4천만달러)을 지원키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광둥성 부성장인 왕즈산이 곧 이와 관련된 구체적 사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번에 지원되는 자금은 잇따른 금융사고로 파산에 직면한
광둥성내 신탁투자공사 신용회사 국유기업 등에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지원자금의 절반 정도는 지난해 파산한 광둥투자신탁공사회사(GITIC)의
채무상환 영도로 쓰여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GITIC의 파산에 따라 외국 투자기관들이 입었던 손실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베이징의 금융소식통들은 지방정부의 금융문제를 수수방관해 왔던 중앙정부
가 WTO가입을 앞두고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광둥성의 신용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중국
전체 신용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주요 외화도입 창구인 광둥성은 GITIC의 파산으로 아오하이 등
국유기업, 구어투 신용 등 중소 금융기관들이 파산에 직면하는 등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

광둥성 금융문제는 특히 서방국가들의 대중국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
으로 부각돼왔다.

유럽연합(EU) 국가중 중국 투자가 가장 많은 영국의 경우 올들어 10개월동안
광둥성 지역에 대한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 수준에 그쳤다.

중국과 WTO가입 협상을 앞두고 있는 EU국가들은 중국측에 남부지역의
금융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ITIC의 파산은 또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금융기관 및 기업의 신용을
실추시켜 화교자본의 중국 투자도 위축시키고 있다.

올들어 중국에 대한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백억달러 이상
줄어들어 약 3백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이 텐진 등 금융문제가 표면화된 다른 지방으로까지 확대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광둥성이 중국의
투자창구라는 점에서 취해지는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중국 전역의
금융시스템을 정상화하기는 역부족 일 것"이라고 말했다.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