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물류/외환카드 ''사이버 물류 서비스'' ]

광주광역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미국에 10만달러어치의 수출상품
을 내보내기 위해 현대물류를 통해 선적을 요청한다.

현대물류는 곧 A씨에게 고유의 ID와 선하증권(BL) 번호를 가르쳐 준다.

A씨는 가까운 외환은행을 찾아가 신청서를 쓰고 BL을 발급받는다.

A씨는 바로 이곳에서 BL을 할인받아 수출대금을 받는다.

물류비용은 다음달 15일까지 외환카드사를 통해 물류결제카드로 지불하면
된다.

지불액수는 우대운임률을 제공받으므로 종전보다 훨씬 싸다.

상품배송업체인 현대물류가 외환은행 외환카드와 공동으로 오는 13일부터
중소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는 "사이버 물류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인터넷을 통해 선하증권을 발급하는 것.

외환은행 직원이 선하증권을 찾으러 온 수출업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현대물류의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 고객이 요청한 선하증권을 출력해 주도록
돼 있다.

현대물류는 이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먼저 선하증권의 인터넷 발급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유가증권을 인터넷으로 발급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 선주회사들과도 제휴를 맺고 선주회사들은 수출업체에 대해 운송비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외환카드와는 결제법인카드 업무약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화주는 별도의 결제카드를 만들어 물류비를 15~45일 늦게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어음이나 현금으로 물류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선하증권을 받지 못하는
지금의 관행에 비추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지방중소업체들은 수출상품을 선적하더라도 현금을 손에 쥐는 데는
적어도 3~4일이 걸린다.

물류회사에서 발급해 주는 선하증권을 바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류회사들은 지방중소업체에 선하증권을 대부분 우편으로 부쳐준다.

급할 경우 고속버스 운전사에게 맡긴다.

또 선하증권을 받더라도 신용장과 다르게 표기되는 등 오자가 있을 경우에는
이를 수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이같은 문제를 인터넷으로 단숨에 해결했다.

이 시스템은 전형적인 "윈(win)-윈(win)프로젝트"다.

수출업체의 경우 물류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

현대물류와 제휴를 맺은 선주회사들이 저렴한 운송비를 받기 때문이다.

또 선하증권를 받기 위해 물류회사에까지 직원을 보낼 필요가 없어 인력도
절감할 수 있다.

결제도 한달 후에 하게 돼 자금운영에 융통성이 커졌다.

외환은행은 수많은 중소수출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외환카드 역시 마찬가지다.

별도의 물류비 결제카드를 발급함으로써 상당한 수수료를 수익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

선주회사들도 현대물류가 사실상 영업을 대행하게 돼 신규 화물 유치가 훨씬
쉬워진다.

특히 현대물류는 영업수익 증대와 함께 외환카드를 통해 물류비를 받게 돼
거래에 따른 불안요소가 없어진다.

현대물류는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2백개 지점에서 한 업체씩의 신청만
받아도 연간 1백억원의 매출에 순이익 5억원이 보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수출업체가 3천5백여개에 이르고 있어
사이버물류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물류는 우선 전국 외환은행 50여개 지점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내년 3월까지 2백여개 지점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수출업체가 싼 비용으로 상품을 보낼 수 있도록 국제화물노선을 운영하는
19개 선주회사와 제휴 계약을 맺었다.

현대물류는 앞으로 이 서비스를 육상 항공 물류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통관기관 국내운송업체 보험사 물류정보회사 등으로 제휴범위를 넓혀
수출업체에 대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물류 관계자는 "국내에서 1백만달러 이상의 수출입업체는 4천여개에
이르고 있다"며 "이들을 사이버 물류에 참여시켜 국내 물류시장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