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경민 < 삼성전자 커뮤니티기획자 >

인터넷 커뮤니티 기획자 권경민(25)씨.

삼성전자 사이버마케팅 그룹 E커머스팀의 막내인 경민씨는 지난달 20대 1
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사내 공모를 뚫고 E커머스팀에 합류했다.

E커머스팀은 삼성전자 인터넷쇼핑몰을 기획.운영하는 부서다.

기업간 전자상거래( B to B )를 계획하고 해외전자상거래 전략을 세우는
막중한 임무도 책임지고 있다.

경민씨가 맡고 있는 일은 삼성전자 쇼핑몰의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인터넷 커뮤니티가 뭔지 궁금했다.

"회원들이 마음을 터놓고 대화와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소예요. 회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커뮤니티 기획자가 하는 일이죠.
개인홈페이지에서는 내가 주인공이지만 커뮤니티에서는 고객이 주인공입니다.
고객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제가 하는 일이예요"

묻지도 않은 커뮤니티 기획자의 역할까지 한껏 설명하는 목소리에 의욕과
자신감이 넘친다.

최근 경민씨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386파이팅 커뮤니티에서 벌일 4행시 짓기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386(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부장"
"인사고과"같은 단어로 4행시를 짓는 이벤트죠.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하는
실속있는 이벤트를 꾸미고 싶어요"

경민씨는 요즘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인터넷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자기의 일이 좋기 때문이다.

다른 부서였다면 "일은 안하고 놀기만 한다"는 핀잔을 들었겠지만 E커머스팀
에서는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다.

경민씨에게 인터넷은 생활 그 자체다.

하루종일 인터넷에 매달려 있는게 일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도 인터넷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고향인 부산에 내려갈 때도 먼저 철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좌석이 있는지
알아본다.

책을 살 때나 영화를 보러 갈 때도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한다.

이미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글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홈페이지(my.netian.com/~kkm01771)를 만든 것도 "생활속의 인터넷"
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다.

홈페이지에 하루하루 느꼈던 일들은 솔직히 기록한다.

말하자면 인터넷 일기장인 셈이다.

경민씨의 홈페이지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려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한다.

술한잔 걸쳐야 할수 있을 것같은 멋적은 얘기도 인터넷이라면 용기를 낼 수
있어서 좋다.

경민씨가 출근뒤 가장 먼저 하는 일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바쁜 아침시간을 쪼개 누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방문 했는지, 어떤 글을
남겼는지 확인한다.

친구들이 남긴 글에 배어있는 따뜻한 우정, 인터넷이 경민씨에게 가져다 준
새로운 행복이다.

경민씨가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여름 인도
배낭여행을 결심하면서 부터다.

여행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인터넷을 뒤졌다.

이때 알게된 여학생과 실제로 인도에서 만나기도 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자신의 얻은 정보를 나누고 싶어졌다.

인도여행기를 올리고 내친 김에 독후감과 영화평도 올렸다.

경민씨의 홈페이지는 지난 9월 처음 만든 후 벌써 2천6백명이 다녀갔다.

화려하고 아름답진 않지만 꾸미지 않은 진솔한 얘기와 유용한 정보가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 김경근 기자 choic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