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군 석문면에 있는 왜목마을.

서해안의 작은 포구로 어민이라야 8가구에 불과한 호젓한 곳이다.

이곳은 그러나 올 연말 밀레니엄 해넘이.해돋이 행사가 펼쳐지는 명소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하나다.

한자리에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왜목마을의 해변은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남북으로 걸쳐 있다.

포구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이 동해안과 같은 방향이다.

동해 일출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왜목 일출은 소박하면서 서정적이다.

곱게 단장한 여인의 모습과 흡사하다.

통발어선과 낚싯배들이 갯벌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는 다소 을씨년스런
겨울 포구의 분위기 속에 바라보는 일출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해는 포구에서 멀리 떨어진 3개의 섬 한가운데로 솟아오른다.

이철환 당진군 부군수는 "남근을 상징하는 길다란 모양의 섬 위로 해가
떠오를 때 기도를 하면 사내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
한다.

실제로 이곳 주민들은 남자가 여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2000년 1월1일 왜목의 일출은 오전 7시47분.

한반도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포항 호미곶 일출(7시32분)에
비해 15분 늦다.

왜목마을에서 1km 떨어진 석문각에선 일몰을 볼 수 있다.

일몰 시간은 12월 31일 오후 5시27분.

당진군은 12월 31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왜목과 석문각에서
"2000 해넘이 해돋이 행사"를 연다.

일몰시간에 맞춰 라인로켓에 의해 12개의 장작더미가 일제히 점화되는
시화식이 열린다.

왜목마을은 자정을 기해 불꽃놀이, 촛불의식, 2천개의 풍선날리기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일출 때는 풍어제 농악놀이 연날리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당진군은 왜목 해넘이 해돋이 행사에 5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당진=이성구 기자 s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