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NGO들의 WTO 반대시위는 미국 주도하의 "세계화"에 대한 거부감
에서 비롯되고 있다.

자유무역을 핵심으로 한 세계화는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이익만 늘릴뿐
노동자들에게는 저임금과 실업확대만 강요한다는게 NGO들의 기본 시각이다.

시위대가 나이키나 스타벅스 플래닛할리우드 등 다국적 기업들의 건물을
집중 공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여성인권단체, 농민단체 등 각 NGO들간에도 입장차이가
있다.

선진국 NGO들은 주로 근로와 환경보호 문제를 무역과 연계시킬 것을 요구
하고 있다.

미 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AFL-CIO)의 경우 개도국들이 강력히 반대하는
노동조건을 뉴라운드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은 값싼 외국산 수입품으로
일자리와 수입이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 환경단체들도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전에 근로조건과 환경보호문제를
무역에 연계하라고 요구한다.

프랑스 농민단체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유통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NGO들은 농업부문 등에서 국가별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 NGO들이 주장하는 엄격한 근로.환경기준 설정에는 강력히
반대한다.

이들은 쌀관세 유예, 쇠고기시장 전면개방, 다른 수입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가 현실화되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