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배웁시다] (일과 삶) '불안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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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금융계에서 일해온 A씨는 병원에 다닌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한 체질이었다.
그러나 1년전부터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하더니 아랫배에 덩어리
같은게 있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나 해서 병원에 갔더니 직장암이라고 했다.
그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집에서 요양중이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A씨의 부인이 답답증과 신경과민 때문에 함께 못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가 아내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내가 외출하기라도 하면 혹시 바람난게 아닐까하고 의심을 했다.
생활비도 빠듯하게 줬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에 대해서도 일일이 간섭했다.
이로인해 부부간 언쟁이 잦아졌다.
그의 부인은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호소할 정도로 괴로워했다.
그러나 정작 떠나지는 못했다.
자식들의 장래가 걱정되는 데다 남편이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어서였다.
A씨가 병을 얻기 전에도 부부사이가 원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한 그의 성격 탓이었다.
친인척간에도 이해관계가 되는 일엔 양보가 없었고 단돈 10원에도 벌벌
떨었다.
부인으로선 인간적인 실망감이 커져만 갔다.
A씨는 내부의 불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데서 오는 불안이나 열등감이
많은 유형이다.
사랑을 베풀 능력이 없거나 자신의 감정을 성숙하게 못다루는 조급한 성격
때문이다.
그런 불만을 메꾸기 위해 돈에 강하게 집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1년전에 생긴 병은 그에게 새로운 불안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의 조급함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얘기다.
불안을 달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부 탓으로 돌리거나 남을 지배하려는
행동이다.
또 암이란 병은 무의식중에 자신에게 가해진 벌로 간주하게 하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무겁고 더 힘들었던 것이다.
아내로선 남편의 고집을 꺾으려 싸우기 보다는 피해버리고 평소의 자기생활
스타일을 견지하도록 해야 될 것 같다.
언쟁에 휘말리지 말고 일관성 있으면서도 당당하게 행동하는게 남편의
심리안정에 도움이 된다.
물론 자존심을 크게 상처내지 않는 범위에서다.
자녀들이 자주 찾아가 보고 부드러운 대화를 이끄는 것 역시 병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승철 < 남서울병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
건강한 체질이었다.
그러나 1년전부터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하더니 아랫배에 덩어리
같은게 있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나 해서 병원에 갔더니 직장암이라고 했다.
그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집에서 요양중이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A씨의 부인이 답답증과 신경과민 때문에 함께 못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가 아내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내가 외출하기라도 하면 혹시 바람난게 아닐까하고 의심을 했다.
생활비도 빠듯하게 줬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에 대해서도 일일이 간섭했다.
이로인해 부부간 언쟁이 잦아졌다.
그의 부인은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호소할 정도로 괴로워했다.
그러나 정작 떠나지는 못했다.
자식들의 장래가 걱정되는 데다 남편이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어서였다.
A씨가 병을 얻기 전에도 부부사이가 원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한 그의 성격 탓이었다.
친인척간에도 이해관계가 되는 일엔 양보가 없었고 단돈 10원에도 벌벌
떨었다.
부인으로선 인간적인 실망감이 커져만 갔다.
A씨는 내부의 불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데서 오는 불안이나 열등감이
많은 유형이다.
사랑을 베풀 능력이 없거나 자신의 감정을 성숙하게 못다루는 조급한 성격
때문이다.
그런 불만을 메꾸기 위해 돈에 강하게 집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1년전에 생긴 병은 그에게 새로운 불안을 일으켰을 것이다.
그의 조급함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얘기다.
불안을 달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부 탓으로 돌리거나 남을 지배하려는
행동이다.
또 암이란 병은 무의식중에 자신에게 가해진 벌로 간주하게 하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무겁고 더 힘들었던 것이다.
아내로선 남편의 고집을 꺾으려 싸우기 보다는 피해버리고 평소의 자기생활
스타일을 견지하도록 해야 될 것 같다.
언쟁에 휘말리지 말고 일관성 있으면서도 당당하게 행동하는게 남편의
심리안정에 도움이 된다.
물론 자존심을 크게 상처내지 않는 범위에서다.
자녀들이 자주 찾아가 보고 부드러운 대화를 이끄는 것 역시 병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승철 < 남서울병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