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덕 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씨의 사위가 가지고 있던 "사직동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은 김태정 전 법무장관부인 연정희씨가 건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문건에는 호피무늬 코트가 연씨 모르게 배달된 것이 아니라 연씨가
이를 외상으로 구입한 것으로 돼 있어 문건의 출처와 검찰 수사과정에서의
사실축소 여부를 둘러싸고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2일 특검사무실에 출두한 배씨는 "지난 1월21일 서울 안국동 한국병원에
입원했을 때 연씨가 병원에 들러 "사직동 보고서"라는 취지의 말과 함께
문건을 건넸다"며 박태범변호사를 통해 12쪽 분량의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조사과 첩보"라고 적힌 1월14일자 4장, "검찰총장 부인 관련
유언비어" 제목의 1월18일자 2장,"유언비어 조사상황" 제목의 1월19일자
6장 등이다.

이 문건에는 문건에 따르면 배씨와 이씨는 "라스포사에서 밍크반코트를
여러 사람이 돌려입고 연씨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의견들이 있어 연씨
가 외상으로 구입해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적시돼있다.

라스포사 직원 이혜음씨도 "연씨가 사가기로 해 투피스 한벌과 함께 포장
해주었다"고 진술했으며 정일순씨도 "값이 얼마냐고 물어 일단 가져가면
다음에 얘기해 주겠다고 했더니 구입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따라 최병모특별검사는 이날 배씨를 상대로 사직동 보고서가 전달된
정확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특히 이 문건이 모종의 연결고리를 통해 연씨에게 전달됐다고
판단, 이르면 23일께 연씨를 다시 불러 보고서의 입수경위와 배씨에게
문건을 건넨 이유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라스포사 사장 정씨를 재소환, 반코트 배달 및 반환
일에 대한 위증 경위와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에게 옷값
등 1억원을 요구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