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는 유행가 노랫말에 나오는 천등산의 울고넘는 박달재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맑은 물과 완만하면서도 골짜기가 깊은 산이 있어 약초산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준고랭지(해발2백50m)로 기온차가 큰데다 석회암 사질의 땅이서 약초재배에
좋은 좋은 조건을 골고루 갖고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약초는 약효가 높고 저장성이 뛰어나다.

제천 약초시장은 조선말엽부터 교동 학다리와 동문시장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돼 전국 4대 약초시장으로 성장했다.

제천은 교통이 편리해 강원도 영월, 경북 안동 영주, 충북 단양 등지에서
채취된 모든 약초가 제천으로 모여들었다.

황기 당귀 작약 천궁 강활 등은 전국거래량의 절반이상이 이곳에서
거래됐다.

번성했던 제천 약초시장은 지난 80년대 들어 일부 산지거래처가 서울 대구
부산으로 옮겨가 한때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2년 상인들과 제천시가 약초시장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옛영화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1백여개의 점포에서 황기 당귀 작약 등 30여 품목을 연간 4천t이상의 약재를
거래하고 있다.

1일 평균 10.5t에 이르는 규모다.

약초재배농가도 늘었다.

전체 농가의 20%인 1천3백63가구가 연간 1천2백22t의 약초를 재배하고 있다.

청풍학현약초작목반 월악산약초작목반 등 경동시장 대구약령시 한의원 등과
직거래를 하는 작목반만도 10개나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약초는 전국에서 거래되는 국산 약초거래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황기와 당귀 홍화는 80%를 차지할 정도로 제천 약초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약초가 제천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약초가공기술도 전국 으뜸을 자랑한다.

경기도 이천지역에서까지 약초가공을 의뢰해 올 정도다.

제천시는 최근들어 약초를 이용해 약초향기주머니 한방백숙 쌍화차 등의
상품개발에 나서 부가가치를 높이는데도 애쓰고 있다.

이중 약초향기주머니는 이미 5만개를 군납했으며 연말까지는 모두 7만개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황기 당귀 홍화 등 5종의 약초음료를 대원공과대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시는 청풍면 후산리 일원 4만5천여평에 1백13억원을 들여 오는 2003년까지
약초가공시설 약초재배단지가 들어서는 한방타운을 조성, 특화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시와 약초상인들은 제천약초의 옛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약초시장안에
44평 규모의 약초전시판매장을 설치했다.

이곳에는 2백55종의 약초를 전시해 놓고 있다.

앞으로 희귀약초전시판매 약초이벤트행사 관광투어 수입산비교전시 등
다양한 홍보전략을 마련,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제천시 원예특작과 고진흥씨는 "제천약초는 무엇보다 국산의 우수품질을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제천=이계주 기자 lee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