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전략 수립에 참고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나라는
싱가포르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99년 국가경쟁력평가에서 싱가포르는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인당 국민소득도 3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새천년에 대비한 국가전략은 오히려
더 서둘렀다.

작년 11월 싱가포르경쟁력위원회가 발표한 "미래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이 그것이다.

위원회는 모두 8개의 핵심전략을 제시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성장의 두 중심축으로 육성 <>대외경제부문의 강화
및 다변화 <>세계적 거대기업 육성 <>중소기업 기반 강화 <>세계적 수준의
노동력 개발 <>과학기술 및 창의력 중시 <>자원배분 최적화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과 영업활동에 유익한 규제환경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싱가포르의 전략에서 눈에 띄는 특색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제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싱가포르경쟁력위원회는 아시아 위기를 예로 들며 "자국 제조업
제품에 대한 선진제국으로부터의 강력한 수요만이 경제의 안정성장을 보장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세계적 수준의 기업 육성을 강조한 점이다.

그동안 싱가포르의 경제성장이 주로 다국적 기업의 역할에 의존해 온데
대한 반성이다.

위원회는 "국제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안정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적
거대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국가전략이 지닌 이런 특징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조업 육성을 강조한 점은 최근 한국에서 제조업이 산업정책의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경향과 대비된다.

한국 역시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제조업분야에 대한 산업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 대기업 육성에 대한 적극적 의지도 차이가 난다.

한국 정부도 대기업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막상 실제정책에서는
기업의 확장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공정거래제도 분야에서 그런 정책적 모순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