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의 문턱에서 인류의 보편 타당한 가치와 윤리는 무엇인가.

근대 이후 서구적 가치에 매몰된 국가는 인류의 미래를 지탱시킬 새로운
가치체계로서 동양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우리의 내면을 지배해온 유교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의
소리가 높다.

최근 재야학자가 독특한 시각으로 논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번역서 "새번역 논어"와 해설서 "논어의 발견"(생각의 나무)을 펴낸 이수태
(48)씨는 논어와 공자를 필두로 한 동양 정신의 세계에 깊이 빠져있지만
이 방면 일을 업으로 삼는 전문학자는 아니다.

때문에 기존의 권위와 전통, 학문적 엄숙주의를 벗어나 자유로운 논어읽기가
가능했다.

"공자가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던 구체적 상황을 감안해 논어를
연구했습니다. 논어는 춘추전국시대란 역사적 상황에서 나온 산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유학자들은 경전과 자구에 갇혀 논어의 생동감을 놓친 것
같습니다"

"새번역 논어"에서 저자는 논어 5백21개 장 가운데 75개 장을 새로
다듬었다.

예를 들어 위정 11장 "자왈,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를 기존에는 "옛것을
되살려 새롭게 깨닫는다면 가히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지만
저자는 "옛것을 되살려 새롭게 깨닫는다면 그것으로 스승을 삼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논어의 발견"에서 이씨는 인과 예를 중심으로 공자를 이해한 전통적인
해석법과는 달리 "중용"을 공자의 핵심사상으로 보고 있다.

그는 "과거 유학자들은 이미 완성된 인격으로 공자를 이해함으로써 인격을
연마해가는 구도자로서의 공자 모습을 많이 퇴색시켰다"고 주장한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