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참사로 아들을 잃고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모두 반납한 필드하키
국가대표선수 출신 김순덕(33.여.서울 송파구 문정동)씨 가족이 18일 오후
6시30분 오클랜드행 비행기편으로 뉴질랜드로 떠났다.

지난 95년 뉴질랜드로 이민갔다가 도현(6)와 태현(4)등 두 아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5~6년간 머물 예정으로 지난 4월 귀국했던 김씨
부부는 지난 6월말 뜻하지 않은 사고로 도현이가 사망한 뒤 다시 이민수속을
밟아왔다.

김씨 부부는 인천 호프집 참사마저 발생하자 둘째 아이만은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이곳에서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우선 1년짜리 여행비자로
뉴질랜드에 입국, 한국인 친구의 식품점에서 일하면서 현지에서 영주권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는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을 통해 영주권을 받으려면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여행비자로 들어가기로 했다"며 "도현이만 이곳에 혼자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끝내 참아온 눈물을 터뜨렸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