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교환설비를 갖추고 가입자를 모아 국제전화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아무
설비없이 통신요금재과금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별정통신업체들이 엉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부터 1백96개 별정통신업체의 영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현재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있는 곳은 겨우 1백5개사(53.6%)로 전체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나머지 91개업체는 등록만 한채 영업을 하지 않거나 자료제출 기피, 주소지
변경 신고의무 위반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별정통신업체들의 불법영업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통부는 등록증 발급후 1년이 지나도록 영업을 개시하지 않은 천광통신 등
2개사의 등록을 취소했다.

또 등록요건상 확보해야할 기술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프라임정보통신과 고려
시스템 등 10개업체와 자료제출의무를 지키지 않은 동부정보기술등 28개업체
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주소를 변경했을 때 신고하도록 돼있는 의무를 위반한 오브콤코리아등 30개
업체에도 시정명령을 내리는등 무더기 제재조치를 내렸다.

특히 진솔라이넷 세계정보통신 등 8개사는 정통부가 전면조사에 나서자
영업을 중단해버렸고 광정보통신 천광통신 등 21개사는 등록증을 받고 아직
영업에 들어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등록기업 말고도 적법한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영업중인
업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이들 불법영업업체들은 가입자들로부터 연회비를 받고 본인도 모르게
다른 별정통신업체로 사업을 넘겨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수법
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땡큐폰 무료전화"서비스를 운영했던 한통정보시스템은 "스마일폰"이라는
유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미등록업체 한통멀티미디어에 사업부문을 불법으로
넘겨 연회비를 내고 가입한 3만명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고발
됐다.

지난해에는 고구려멀티미디어통신과 아이네트 아이씨엔 등이 자사 교환기를
통해서만 국제전화를 할수 있게 가입자 전화이용을 제한한 사실이 적발돼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고구려멀티미디어는 현재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이밖에 가입자에게 연회비를 받고 선불전화카드를 발급한뒤 부도를 내거나
피라미드 판매방식으로 전화카드를 판매해 가입자에게 피해를 주는 별정통신
업체들까지 나오고 있다.

< 문희수 기자 mhs@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